뇌전증 환자 약물 체내 농도, 99.9% 정확히 추적…검사 시간 대폭 줄여

박건희 기자 2024. 9. 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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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억제할 수 있는 체내약물 진단 기술이 나왔다.

시료를 전기 분무 방식으로 이온화한 후 분석하는 질량분석법의 경우 정확도는 높지만, 소요 시간이 길고 진단 비용이 높아 환자의 부담이 컸다.

실제 뇌전증 환자 120명의 시료를 대상으로 진단 기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기존 진단법의 정확도는 99.9% 이상 유지하면서도 소요 시간은 16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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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손진경 선임연구원, 나희경 책임연구원, 이태걸 책임연구원, 조선호 박사후연구원, 아흐메드 연구학생(왼쪽 아래부터) /사진=표준연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억제할 수 있는 체내약물 진단 기술이 나왔다. 기존 진단법만큼 정확하면서도 소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KRISS)은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연구팀이 이상국 세브란스병원 부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흔히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알려진 뇌전증 환자의 치료약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Nano)'에 6월 게재됐다.

대부분 뇌전증 환자는 습관성 발작을 억제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한다. 혈중 약물 농도는 항상 일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체내 항경련제 농도를 추적할 수 있도록 매번 정기 검사를 받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은 검사 정확도와 소요 시간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면역측정법은 유사 약물과 교차 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도 측면에서 떨어졌다. 시료를 전기 분무 방식으로 이온화한 후 분석하는 질량분석법의 경우 정확도는 높지만, 소요 시간이 길고 진단 비용이 높아 환자의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나노물질을 통해 기존 질량분석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물질 '몰리브덴 디텔루라이드(MoTe2)'와 '텅스텐 디텔루라이드(WTe2)' 혼합물을 분석 시료에 투여한 후 레이저로 이온화한 결과 진단 약물의 검출 속도와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음을 확인했다.

실제 뇌전증 환자 120명의 시료를 대상으로 진단 기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기존 진단법의 정확도는 99.9% 이상 유지하면서도 소요 시간은 16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시료의 양도 10배 이상 늘어나 검진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국내 대학병원이 협업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의의를 밝혔다.

KRISS가 개발한 나노물질 기반 항경련제 농도 진단 기술의 모식도 /사진=표준연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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