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과 함께, ‘행복의 나라’
1979년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단체 상영회를 개최했다.
지난 2일 오후 7시 씨네Q 신도림점에서 진행된 상영회는 진보적 법률전문가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들과 영화 제작사 파파스필름 이준택 대표, 오스카10스튜디오 장진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영화 상영을 마친 후 민변의 윤복남 회장은 “야만의 시대 속에서도 군인으로서 또는 변호사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극 중 박태주(이선균)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변론하는 정인후(조정석)와 군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킨 박태주를 언급해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사회적 관심사인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을 맡고 있는 조영선 변호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조영선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재심 사건을 맡고 있는 변호사 중 한 명” 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실제 사건과 영화를 비교해 작품이 가진 의미와 관람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준택 대표는 영화 속에서 10.26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아닌 박흥주 대령(극 중 박태주)을 앞세운 이유에 대해서 “박흥주 대령 같은 사람도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장진승 대표 역시 “‘박흥주라는 이름은 아무도 기억을 못 한다’라는 의미의 영화 속 대사처럼 우리가 몰랐던 인물들의 히스토리에 관심을 가졌다”며 “신군부의 다른 목적으로 불공정한 재판을 받았고, ’김재규 외 몇 명’으로 역사에 기록된 분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하며 기획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끝으로, 이준택 대표는 ‘행복의 나라’를 기획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15년 전쯤, 박흥주 대령이 쓴 편지가 인터넷에 떠돌았다. 그 편지를 보고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행복의 나라’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행복의 나라가 되려면 어떤 나라여야 하는지 반어법으로 생각해 보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하며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나라를 고민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며 상영회를 종료했다.
아울러 지난 8월 23일 이화여대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단체 상영회에서 영화를 본 로스쿨 학생들의 소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본 이대 로스쿨 학생들은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진짜 변호사란 어때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겠다”, “공정한 재판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와 같이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다짐을 들려주기도 했으며,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의 의미는, 여타 영화들처럼 즐거운 사건들만 편집하지 않고 비록 자랑스럽지 않은 진실이더라도 대중이 잘 모르고 있었던 일들을 꺼내 놓는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두 직업인을 보는 것이 감동적이었다”라고 전하며 영화의 의미에 대한 시각을 나누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국 극장가 절찬리 상영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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