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령장애인 지원 정책 논의 자리 더 많아져야"

[고령장애친화도시만들기=사회복지연구소 가치 김홍철 대표]
"장애정책 노인정책 분절적 지원 서비스 축소 문제 일부 보완됐으나 미흡"
"보건복지부 고령장애인 지원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 내년 나올 듯"
"고령장애 55세 기준 건강, 장애유형, 장애정도 개인별 유연하게 가야"
"고령노화 장애인 증상 악화돼 생애주기 동안 지속적 서비스 지원 중요"
"지역사회 위한 고령장애인 맞춤형 통합지원 시스템과 지원기관 필요"
"직업적 능력 세분화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신설해야"
"장애와 노화 두 가지 결합한 새로운 돌봄 시스템 만들어져야"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사회복지연구소 가치 김홍철 대표

사회복지연구소 가치 김홍철 대표. 박혜진 아나운서

◇박혜진> 행복동행 고령장애 친화도시 만들기 시간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회복지연구소 가치의 김홍철 대표와 함께 합니다.

현재 법상으로는 고령장애에 대해서 비장애인들처럼 65세로 규정을 하고 있는데 비장애인은 65세가 되면 여러 복지 혜택들을 받고 있어요. 정작 고령장애인은 노인 정책과 장애인 정책의 분절적 지원 서비스로 인해서 제대로 된 정책적 지원 받기가 어렵다라고 하던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김홍철> 현재 법적 체계에서 장애인은 만 65세가 되면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노인으로 분류가 됩니다. 고령장애인은 65세 이전에 장애인 복지 서비스 혜택을 받지만 65세가 되면 이러한 혜택들이 중단되고 노인복지 서비스로 전환되는 게 일반적이죠.

이 과정에서 장애인으로서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기존에 받던 서비스를 어느 정도 지속해서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65세가 넘어서 장애인이 된 노인은 연령기준에 따라서 활동보조 서비스가 아닌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 문제를 안게 되는 고령 장애인에게 최소한 장기요양 서비스보다 더 많은 양의 서비스가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활동보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음으로써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  

◇박혜진> 최근 65세 이상 장애인 대상으로 활동 지원을 끊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이슈가 됐습니다. 그 이후로 대안 마련이 됐나요?

◆김홍철> 솔직히 말하면 고령장애인에 대한 대안 마련은 현재까지 미흡한 상황이고요. 다만 보건복지부에서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고령장애인 지원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에 있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고령 장애인 정책 방안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까지는 기다려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혜진> 장애인은 10년에서 빠르게는 20년까지 비장애인에 비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다 보니까 고령 장애인의 기준 연령을 낮추자라는 게 대세 적인 여론인 것 같아요. 대표님은 몇 살 정도부터 고령장애로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김홍철>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고령장애인 기준 연령을 조기 노화 속도 등을 감안해서 50세 또는 55세로 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고령장애인을 55세를 기준으로 하되 개인의 건강 상태나 사회적 환경 장애 유형 및 장애 정도 등을 종합해서 고령 장애인의 연령을 개인별로 유연하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혜진> 장애 유형에 따라서 또는 개인별로 노화 속도도 다르기 때문에 유연하게 가야 된다라는 지적이신데요.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된다면 복지 제도에서 소외되는 장애 유형이 분명히 생기겠죠?

◆김홍철> 그렇죠. 당연히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기준으로 고령 장애인을 정의한다면 소외되는 장애 유형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서 발달장애인의 경우 조기 노화가 일반적으로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조기 노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요. 일률적으로 고령장애인 기준 연령을 적용했을 때 발달장애인이 소외되는 경향이 발생되겠죠.

장애인의 개인별 노화 진행의 격차 등을 감안해서 조금 유연하게 가야 되지 않나 생각을 하고요. 이러한 장애 정도를 감안해서 노화 진행 정도 평가라든지 전문가의 진단을 근거로 연령을 개인적으로 규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고령장애 연령을 특정 연령보다 전 생애주기에 따른 장애 서비스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김홍철> 고령장애인에게 전 생애주기 동안 서비스의 연속성이 중요한 이유는 장애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진행되면서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되면서 신체적 정신적 상태가 취약해지기에 장애 초기에는 재활과 치료가 필요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의료적 돌봄과 일상생활 지원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 생애주기 동안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연령이나 기준에 따라서 서비스가 중단되면 장애인은 필요한 서비스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생활의 질이 저하될 수 있고, 장애와 노화라는 두 가지 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습니다. 지속적인 서비스는 이러한 중단을 방지하고 장애인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혜진> 고령장애인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홍철> 저는 일부 지자체에서 확대되고 있는 고령장애인 쉼터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지역에서 지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개인의 필요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통합 지원할 수 있는 고령장애인 통합지원 시스템과 그걸 지원하는 지원기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서 고령장애인의 욕구와 문제를 파악하고 지역의 기반 서비스 시설을 분석 해서 돌봄이나 보건의료, 주거, 환경, 심리정서, 문화여가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비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혜진> 고령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김홍철> 고령장애인은 장애와 노화로 인해서 의료비와 이동을 위한 교통비 등에서 지출이 증가하면서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또 비장애인에 비해 특히 경제적인 노후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에 더더욱 일자리가 중요한데요.

실제 고령장애인 일자리는 대부분 행정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 일자리 형태로 소득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마저도 장기요양 서비스나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고 있다면 참여를 할 수 없고요.

일자리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많은 게 현실이고 그러다 보면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겠죠. 일자리를 어떤 직업적 능력으로 좀 더 세분화해서 몸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봅니다.  

◇박혜진> 고령장애인들을 위한 돌봄 시스템은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김홍철> 고령장애인에 대한 돌봄은 비장애인의 돌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고령장애인의 돌봄은 장애인에 대한 돌봄과 노인에 대한 돌봄 중 선택하게 돼 있는데 고령장애인은 장애와 노화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인 돌봄과 장애인 돌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 이 두 특성을 결합한 새로운 돌봄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고령장애인들을 위한 쉼터나 시설을 제주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것 같은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김홍철>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제주 지역에서 고령장애인을 위한 전용 쉼터나 시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고령장애인을 위한 쉼터 설치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과는 좀 대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제주의 상황입니다.  

◇박혜진> 혹시 선진국에서 고령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나 서비스 중 소개할 만한 사례가 있을까요?

◆김홍철> 일본의 공생형 서비스라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동일한 문제와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대상 연령 등에 따라서 복지 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일본의 경우 장애인이 고령화되면서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 개념인 개호 보험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와 똑같은 유사한 문제가 발생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본은 공생형 서비스라는 것을 도입하게 됐는데 공생형 서비스라는 것은 개호 보험 서비스 사업소 즉 우리나라의 서비스 지원 기관을 얘기하는 건데요.

이러한 서비스 사업소가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게 했고 또 장애인 복지 서비스 사업소가 개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2018년부터 장애인이 노인이 되면 그 사업소에 가서 개호 서비스가 아닌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연속성을 두는 거고요. 

노인도 내가 중간에 장애 등록을 했다면 바로 장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본인이 선택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우리가 고령장애인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고령장애와 관련해서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김홍철> 고령장애인 지원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공감하면서 고령장애인을 위한 지원 정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서 제주에서는 아직도 고령장애인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부족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고령장애인의 지원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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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zzzin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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