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첫 A매치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을 알아보자 [스프]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2024. 9. 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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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프링]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잇따라 사상 최고 성적
 

이슈는 스프링이다!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이슈를 핵심만 골라 정리해드립니다.
 

'홍명보호' 한국 축구 대표팀의 첫 상대는 팔레스타인입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한국 팀에 비해 객관적 전력이 열세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로하고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충만한 팀으로 주목할 만합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잇따라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둬왔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팔레스타인은 내일(5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의 첫 번째 경기를 치릅니다. 결전을 앞두고 한국에 도착한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어제(3일) 저녁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현지 적응'을 위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경기를 앞두고 적응 훈련 진행한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 선수들

팔레스타인 축구협회는 훈련을 전면 비공개했지만, 훈련장 인근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팔레스타인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 언론이 팔레스타인의 어려운 사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프로리그는 전쟁 직후 중단됐고, 대표팀에 있어야 할 선수들도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가자지구에 전쟁이 일어난 상황에서 가자지구를 떠날 수 없는 선수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FIFA 랭킹은 96위, 아시아 내 순위는 15위입니다. 손흥민, 김민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FIFA 랭킹 23위입니다. 아시아 순위는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은 3위입니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큽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전력을 다해 도전합니다.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목표가 있으니까요.
 

좀 더 설명하면

팔레스타인의 축구 역사는 짧지 않습니다.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던 1930년대부터 월드컵 대회 예선전에 참가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건국과 더불어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축구는 암흑기를 맞았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 이전까지는 축구 시합 개최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1990년대 자치가 시작되면서 팔레스타인 축구협회(PFA)가 부활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협회가 관리하는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FIFA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합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1998년 7월 아랍컵 예선에서 첫 '공식 경기'를 치렀습니다.

2008년에는 FIFA의 도움을 받아, 파이잘 알 후세인 국제경기장을 건립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의 홈 경기장입니다. 예루살렘 서안지구에 있는 이 경기장은 1만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와 했던 월드컵 예선전을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홈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수십 차례 해외 원정을 다녀야 했고, 안전을 위해 국외로 이주하거나 해외 팀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발발한 후에도, 잇따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상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습니다.
 

한 걸음 더

지난 1월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홍콩전에 나선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팔뚝에 '110'이라는 숫자를 새기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된 지 11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가족을 잃거나, 가족의 생사를 모르는 채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이날 홍콩을 3-0으로 물리치고 아시안컵 16강에 처음 진출하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카타르 아시안컵 홍콩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팔레스타인 선수들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지난 6월에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첫 3차 예선 진출에 성공해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에 다시 새 장을 썼습니다. 팔레스타인은 3차 예선에서 한국,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B조에 편성되었습니다. 각 조 상위 두 팀이 2026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은 이번 경기 이전에는 한국과 A매치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만나 한국이 3-0으로 승리한 것이 유일한 맞대결이었습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의 감독은 튀니지 출신의 마크람 다부브입니다. 그는 선수 시절 골키퍼였고, 2010년부터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골키퍼 코치로 있다가 2021년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주장은 수비수 무사브 알 바타트(요르단 알 파이살리), 간판 공격수는 오데이 다바그(벨기에 샤를루아)입니다. 다바그는 2023 아시안컵 본선에서 3골을 터뜨린 바 있습니다. 이밖에 오오마르 파라이(스웨덴 AIK), 무스타파 지단(노르웨이 로센보르고), 아타 자베르(아제르바이잔 네프치 바쿠)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발탁됐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한국과 원정경기를 마치면 말레이시아로 이동해, 9월 10일 요르단전을 치릅니다. 원래 요르단전은 팔레스타인의 '홈 경기'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안전 문제로 팔레스타인이 국제 경기 홈 경기 개최권을 박탈당하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열리게 된 겁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2차 예선도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중립 지역에서 치른 바 있습니다.

그런데 FIFA가 최근 팔레스타인의 홈 경기 개최를 다시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앞으로 남은 홈 경기를 홈 팬들이 가득한 예루살렘의 파이살 알 후세이니 경기장에서 치를 수 있게 됐습니다. 2019년 이후로는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홈 경기'가 열린 적이 없지만, 팔레스타인 축구협회는 이 경기장이 경기 개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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