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불안 행동, 뇌 속 `신경교세포` 관여…이성중 교수, 8월 과기인상 수상

신경교세포의 생리기능 연구에 매진
성상교세포 활동성에 따라 우월행동 좌우

8월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성중 서울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이성중 서울대 치의과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교수는 뇌를 구성하는 신경교세포에 의한 정서와 사회성 행동 조절 기전을 규명, 뇌과학 연구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았다.

지난 100여 년간 뇌의 작동원리는 신경세포와 신경회로 관점에서 주로 연구돼 왔는데, 아직도 뇌기능과 뇌작동 원리가 많은 부분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 동물의 특징인 경쟁심과 우월행동은 진화론적으로 뇌기능에 보존돼 있지만, 뇌가 어떻게 경쟁심과 우월행동을 일으키고 조절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이 교수는 신경세포(뉴런)와 함께 뇌 속 신경계를 구성하는 조직으로, 뇌 속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신경교세포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했다. 이후 생쥐의 뇌 연구를 통해 전전두엽의 신경교세포의 한 종류인 성상교세포 활동성 정도에 따라 우월행동의 크기와 양상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성상교세포는 신경교세포의 한 종류로, 별 모양을 띠며 신경세포에 영양 공급, 이온농도 조절, 노폐물 제거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 교수는 성상교세포 내 칼슘 활동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관찰한 결과, 경쟁 과정에서 전전두엽 성상교세포의 칼슘 활동성이 실시간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불안한 환경에서 뇌 속 해마 영역의 성상교세포 활성화가 일어나고, 이런 성상교세포 활성이 불안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 교수의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2023년 9월)'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2022년 11월)'에 각각 실렸다.

이성중 서울대 교수는 "신경세포 관점에서만 이해되던 불안감, 경쟁심 등뿐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불안장애나 사회성 장애 등도 신경교세포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연구의 초석을 놓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겐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