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 잇단 서울행… 지역의료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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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응급실 의사들이 집단사직 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직하면서 연봉 5억 원을 줘도 응급실 의사를 못 구하는 지역병원들이 속출해 응급실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5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의사를 채용하면 전부 지역 대학병원에서 올라온다"며 "수도권 대형병원은 구인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 응급실 의사들의 잇단 이직 여파로 수도권과 지역병원 간 불균형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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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병원 사직 전문의 5명 중
4명이 서울대·중앙대병원 이직
2~3명씩 함께 옮기며 협상력 높여
수도권·지역병원 ‘불균형’ 확대
지역 응급실 의사들이 집단사직 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직하면서 연봉 5억 원을 줘도 응급실 의사를 못 구하는 지역병원들이 속출해 응급실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평소에도 이직이 잦은 편인데 근무 편의를 위해 집단으로 움직이다 보니 임금 협상력도 높아져 평균 연봉은 4억3000만 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전공의 이탈 사태 탓에 배후진료가 취약해진 와중에 응급실 의사 구인난까지 맞물리면서 지역 의료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충주병원에서 지난 1일 집단사직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은 서울대병원, 2명은 중앙대병원으로 옮겼다. 앞서 지난 7월 강원 속초의료원에서 사직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직했다. 빅5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의사를 채용하면 전부 지역 대학병원에서 올라온다”며 “수도권 대형병원은 구인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 의료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1일자로 응급실 의사 4명이 집단사직한 세종충남대병원은 추가 채용에 나섰지만 연봉 등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대병원은 지난 2년간 16차례에 걸쳐 응급실 의사를 뽑고 있는데 지난 7월에도 6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병원장은 “요즘 지역 응급실 의사들이 평균 연봉으로 4억3000만 원+α를 부르는데, (+α가) 1000만∼2000만 원이 아니라 1억 원 단위라서 실제로는 5억 원 이상 줘야 한다”며 “지역 병원은 평균 연봉조차 맞춰주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응급실 의사들은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협상력도 높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사들 몸값이 2∼3배로 뛰었는데, 병원 고정비 중 의사 인건비 비중이 치솟아 등골이 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의사 근무 방식이 상업적 성향을 강화시켜 잦은 이직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응급실 의사들은 24시간 연속 근무 후 3∼4일간 쉰다. 응급실 의사들은 다른 진료과처럼 병원 구성원으로서 매일 회의와 조례 등에 참여하지도 않고, 돌봐야 할 외래나 입원환자가 없어 소속감이 희박하다는 게 의료계 평가다. A 대형병원장은 “응급실 의사들은 상근 조건을 내밀면 지원하지도 않는다”며 “응급실 의사들이 쉽게 이직하는 배경에는 환자와 병원에 대한 애착이 형성될 수 없는 근무 형태가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지역 응급실 의사들의 잇단 이직 여파로 수도권과 지역병원 간 불균형은 커지고 있다. 근무 조건이 좋지 않은 지역병원을 중심으로 집단사직이 이어지면서 지역에서는 응급의료 파행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때문에 배후진료 차질이 빚어지면서 응급실에서 환자를 못 받는 현상이 맞물린 탓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에선 업무 부담 탓에 개원가로 향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건)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업무별 비중에서 ‘이송 병원 선정’의 비중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와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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