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정부, 헌법 지켜라”… 여당 “거대야당의 내로남불”

나윤석 기자 2024. 9. 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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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친일 몰이'와 함께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고 규정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했다.

박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해 "헌법을 지키자"라는 훈수를 둔 것을 놓고 여권에서는 "유례가 없는 입법 독주로 일관하는 거대 야당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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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교섭단체 대표 연설
박찬대 “윤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
국민 ‘무정부 상태’라며 한탄
검찰은 권력 지키는 홍위병 돼”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제안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친일 몰이’와 함께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고 규정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했다. 박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해 “헌법을 지키자”라는 훈수를 둔 것을 놓고 여권에서는 “유례가 없는 입법 독주로 일관하는 거대 야당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4개월 만에 국민 안전, 민생 경제,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가 위기에 빠졌고 헌정 질서마저 위험에 처했다”며 “정부는 검찰 독재, 국회 무시와 행정 독주, 언론 탄압으로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보며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딱 저런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달나라에 살고 계신 것도 아닌데,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받기에 국민 눈높이와 한참 동떨어진 인식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는 중”이라고 언급한 것을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 아니냐는 한탄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남발과 국회 개원식 불참을 거론하며 “야당은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해야 할 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위법적 탄핵소추까지 추진해 방통위 업무를 마비시켰다’는 비판에는 귀를 닫은 채 정부의 공영방송 이사진 개편 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탄핵을 피해 방통위원장이 ‘꼼수 사퇴’하면서까지 방송 장악을 추진했던 것이 윤석열 정부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청래(왼쪽) 법제사법위원장 등 동료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성호 기자

검찰 개혁의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권력을 지키는 홍위병이 돼 야당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며 “군사독재 정권 시절 정치 군인의 자리를 정치 검사들이 꿰차고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원색 비난했다. 이어 “검찰 개혁은 권력 사유화를 막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잡고 고집 피울 때가 아니다”라며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에 대통령과 정부도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내수 진작을 위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및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딥페이크 범죄 근절 방안 마련도 강조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 공세와 선전·선동을 이어간 연설은 협치를 걷어차겠다는 선언”이라며 “대통령의 헌법 준수를 꾸짖는 부분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여당 쪽 자리에서는 “협치가 아니라 협박이네”라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나윤석·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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