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미발표 작품 실린 유고시집 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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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토지'를 비롯해 한국 문학사에 굵직한 작품을 남긴 고 박경리(1926∼2008·사진)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다산책방)가 지금껏 발표되지 않았던 시 5편을 추가 수록해 개정 재출간됐다.
박경리가 남긴 다른 시집이 문학인으로서 치열한 고민의 순간들을 포착했다면 유고시집은 삶의 막바지에서 문학과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며 썼다는 특징을 가진다.
박경리는 독자들에게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유고시집을 포함, 5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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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토지’를 비롯해 한국 문학사에 굵직한 작품을 남긴 고 박경리(1926∼2008·사진)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다산책방)가 지금껏 발표되지 않았던 시 5편을 추가 수록해 개정 재출간됐다.
박경리가 남긴 다른 시집이 문학인으로서 치열한 고민의 순간들을 포착했다면 유고시집은 삶의 막바지에서 문학과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며 썼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번에 추가 수록된 시도 이와 결을 같이한다. 미발표 시 ‘부모의 혼인’에는 고인이 펴낸 명작 ‘김약국의 딸들’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어머니의 삶을 추측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것을 걱정하며 애정을 드러내는 해명이 담겼다. 이는 시집 2부에 수록된 시들과 유사하다. 또한 미발표 시 ‘생명’에서는 나무와 풀꽃으로부터 발견한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며 ‘서로가 서로의 뼈를 깎고/살아 있다는 그 처절함이여’라고 말하며 생의 마지막에 선 시인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외에도 제목 미상의 시 3편에서도 시인으로서 마주한 노년을 그렸다. 이번에 수록된 미발표 시들은 토지문화재단의 수장고를 정리하던 중 관계자에 의해 발굴돼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박경리는 독자들에게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유고시집을 포함, 5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었다. 회고록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시를 쓰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경리의 등단을 추천한 소설가이자 시인 김동리(1913∼1995)와의 인연도 실은 시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됐다. 박경리는 소설로 등단하기 전인 1954년 당시 재직하던 은행 사보에 시 ‘바다와 하늘’을 먼저 싣기도 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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