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장본인으로 지목된 레바논 전 중앙은행 총재 구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레바논 경제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지목받아온 리아드 살라메흐(73) 전 중앙은행 총재가 구금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말 하자르 레바논 검찰총장은 살라메흐 전 총재가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구금됐다고 밝혔다.
변호인인 하페즈 자쿠르는 레바논과 해외에서 부패 혐의를 받아온 살라메흐 전 총재가 용의자 신분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당국의 소환에 응했다면서, 구금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레바논 경제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지목받아온 리아드 살라메흐(73) 전 중앙은행 총재가 구금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말 하자르 레바논 검찰총장은 살라메흐 전 총재가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구금됐다고 밝혔다.
변호인인 하페즈 자쿠르는 레바논과 해외에서 부패 혐의를 받아온 살라메흐 전 총재가 용의자 신분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당국의 소환에 응했다면서, 구금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쿠르 변호사는 "의뢰인은 증인이었다. 왜 그가 구금됐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헨리 코우리 레바논 법무부 장관은 살라메흐 전 총재가 다시 조사받기 전 나흘간 구금될 것이라면서, 재조사 결과에 따라 감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살라메흐는 레바논 중앙은행 총재직을 30년 동안 유지하면서 한때 장기 내전(1975∼1990년) 이후 레바논의 경제 회복에 기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재임 기간 공공기금을 이용한 부정 축재 등 재임 중에 벌어진 여러 건의 금융 범죄 혐의로 레바논과 유럽 국가에서 수사선상에 오른 끝에 지난해 7월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복수의 법조계 소식통은 그가 금융 범죄를 통해 1억1천만달러(약 1천475억원)를 축재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한 소식통은 당국이 살라메흐 전 총재를 구금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2015∼2018년 중앙은행과 금융회사인 '옵티멈 인베스트' 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 관련 횡령, 돈세탁, 사기 등이라고 설명했다.
살라메흐 전 총재는 그동안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또 그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되고 인터폴의 적색 수배 대상에도 올랐지만, 단 한 번도 체포된 적이 없다.
레바논 당국이 살라메흐 전 총재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고위 관리들이 좀체 처벌받지 않는 레바논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은 장기 내전을 마무리하면서 종파 간 세력 균형을 위한 합의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독특한 권력분점 체재를 도입했다.
이런 종파 간 권력분점 시스템은 정치권 및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낳았고 결국 중동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가인 레바논을 위기로 몰아갔다.
2019년 본격화한 레바논 경제 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 2020년 베이루트 대폭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면서 회복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현지 화폐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98% 이상 폭락했고 극심한 외환 위기 속에 무역도 위축되면서 은행에 맡겨둔 예금마저 인출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은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meolaki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경찰, '팬 폭행 방관 논란' 가수 제시 무혐의 처분 | 연합뉴스
- '우크라 파병 북한군 음란물 탐닉'설 제기…美당국 "확인 불가" | 연합뉴스
- 여고생들 발만 노려…20대 강제추행범 징역 1년 6개월 | 연합뉴스
- '훼손 시신' 유기사건 신상공개 결정…군 장교 "즉시 공개 거부" | 연합뉴스
- "노래 좀 그만" 라이브카페서 다른 손님 술병으로 내리쳐 | 연합뉴스
- '엄마찬스'로 치전원 합격한 대학원생…2심도 "입학 취소 정당" | 연합뉴스
- 672억원…트럼프 승리 예측해 잭팟 터뜨린 익명의 도박사 | 연합뉴스
- '[국제발신] 해외승인 499,500원'…전 국민에 50번씩 문자폭탄 | 연합뉴스
- "살려달라"며 울던 딸, 딥페이크 영상이었다…납치사기 악용 | 연합뉴스
- 무시했다는 이유로 모텔서 흉기로 연인 살해한 50대 구속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