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손해 봐” ‘법정 흉기 습격’ 50대 男 구속송치... 가방에 우산과 흉기 함께 넣었다

가상자산 예치업체 하루인베스트 대표에게 법정에서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체포된 5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1조4000억원대 가상자산(코인)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가상자산예치서비스 업체 대표를 법정에서 흉기로 공격한 50대 남성이 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오전 살인미수, 법정소동 등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26분쯤 서울남부지법 3층 법정에서 방청 도중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던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의 목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으로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A씨는 지난해 6월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 사태의 피해자로 경찰 조사에서 “현재 시세로 80억원 가량의 손해를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전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사진과 자료 등을 삭제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던 경찰은 법정소동 혐의도 추가해 검찰에 넘겼다.

이날 A씨가 범행 당일 가방 안에 우산과 20cm 길이의 스테인리스 재질 과도를 함께 넣어 금속 탐지 기능이 있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의자의 가방에 우산과 흉기가 모두 있던 것은 맞는다”면서도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상 피의자가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보안요원에게 보여주는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가방을 x-ray 검색대에 올리고 몸은 문형 금속탐지기로 따로 통과했으며, 가방 역시 x-ray 검색대를 따라 별도로 그대로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법원 측에 당시 근무 내용 등을 기재한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며 “흉기 반입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 출금을 중단할 때까지 하루인베스트에 예치하면 무위험 운용을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업계 최고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고객들을 속여 1조4000억원 상당의 코인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