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 높은 셰익스피어 대사, 긴장감 유지가 관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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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맥베스' 번역을 시작으로 시행착오를 몇 번 겪으면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전집 전체와 시 전체 번역 작업을 작년(2023년)에 마쳤어요. 30년 걸린 셈입니다."
민음사는 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교수가 셰익스피어 전집의 운문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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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5824쪽’ 30년 걸친 대장정
“1993년 ‘맥베스’ 번역을 시작으로 시행착오를 몇 번 겪으면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전집 전체와 시 전체 번역 작업을 작년(2023년)에 마쳤어요. 30년 걸린 셈입니다.”
국내 셰익스피어 권위자인 최종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전작을 번역한 ‘셰익스피어 전집’(전 10권)이 완간됐다. 민음사는 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교수가 셰익스피어 전집의 운문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전집 10권은 4대 비극을 포함한 비극 10편, 희극 13편, 역사극과 로맨스 외 15편, 시 3편, 소네트 154편 등 총 5824쪽에 이른다.
최 교수는 “이번 민음사 전집 번역이 내세울만한 것이 바로 운문(시) 번역이라는 점”이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의 대사는 매우 밀도가 높은데 특히 운문은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 수가 제한을 받는다. 음에 뜻을 많이 맞추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 ‘맥베스’는 무려 95%가 운문 형식의 대사로 이뤄져 있다. ‘햄릿’과 ‘리어 왕’은 75%, ‘오셀로’도 80%에 달한다.
그러면서 “처음 셰익스피어 작품의 부분 번역이 나왔을 때가 1923년께인데 그때는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고, 지식인들도 일본어 교육을 받았기에 서구 문명을 접하려면 일본이라는 통로를 통해야 했다”며 “그런데 일본어는 언어 시스템적으로 운문 번역이 불가능해 거의 산문 번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글은 영어에 버금가는, 자음과 모음, 행수도 비슷하고 내용도 다 담을 수 있으며 운율도 탈 수 있는 언어”라며 “이번 전집 완간은 역사적 맥락에서 ‘100년 간 지속되어온 일본어 영향권에서 완전히 독립했다’는 상당히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번역 작업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단연 ‘맥베스’였다고 언급했다. 최 교수는 “분량은 ‘햄릿’ 길이의 3분의 2밖에 안되지만 압축된 문장들이 많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면 나머지 작품들도 우리말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봐 제일 먼저 작업했다. 그럼에도 시간은 제일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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