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대로 텔레그램 아닌 게임용 ‘디스코드 앱’으로 딥페이크 영상 거래”

디스코드 앱 제공 화면.

부산=이승륜 기자

청소년 접근이 쉬운 게임용 대화 앱인 ‘디스코드’로 딥페이크 영상 등 불법 음란물을 거래한 판매자 3명과 고객 수십 명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판매자 중에는 10대 고등학생도 있었는데, 이들은 온라인 대화 앱이나 SNS 등을 통해 손쉽게 대규모 불법 영상물을 구매하거나 공유 받은 뒤 디스코드 앱 등으로 되팔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고객으로 가장한 위장 수사를 통해 디스코드를 통해 딥페이크 합성물 등을 판매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 위반 등)로 A(만18세, 고교 졸업) 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기간에 디스코드 앱 대화방에서 유명 연예인 딥페이크 합성물 1230개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 4만4000개를 SNS 해시태그 링크로 유인한 고객 15명에게 팔아 27만 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디스코드는 게이머를 위한 음성·텍스트·비디오 채팅 플랫폼이지만, 초대된 사람만 접속 가능한 개인 방 개설 등이 가능해 최근 범행에 악용되는 사례 늘고 있다.

경찰은 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판매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B(만 19세, 고교 졸업) 씨를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B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기간에 디스코드 앱을 통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5만4609개를 고객 100여 명에게 판매해 220만 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가 있다. 고등학생인 C(10대) 군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라인 등 해외 SNS를 통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을 10명에게 팔아 95만 원의 수익을 얻은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해외 SNS 등을 통해 불법 영상물을 구매하거나 공유 받아 범죄에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용 대화 앱이나 SNS를 통해 쉽게 대용량 음란 파일을 확보하는 게 가능한 데다가 거래 대금도 계좌이체·상품권 핀번호 공유로 수수할 수 있어서 청소년도 쉽게 딥페이크 등 불법 음란물의 구매자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 씨 등으로부터 영상을 구매한 고객 63명을 검거하고 나머지 고객도 신상 특정해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영상 구매자의 80%가량이 10대이다”며 “미성년자가 많이 이용하는 게임용 대화 앱은 음란물 거래 범죄에 취약해 관련 제도 정비를 정부 기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