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통화 20분 넘기면 '뚝'···서울시, '20분 자동종료' 도입

민원 행정전화 서비스 개선
부서명 화면 표시해 피싱 의심 방지
수신 즉시 자동 전수 녹취 기능 도입

자료제공=서울시

[서울경제]

악성 민원인의 통화시간이 20분을 경과하면 자동으로 종료되는 제도가 서울시에 도입된다.

서울시는 시민 편의를 높이고 공무원 보호와 효율적인 업무 지원을 위해 대대적인 민원 행정전화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먼저 서울시가 민원 처리, 행정업무 등으로 시민에게 전화를 걸면 시민 스마트폰(안드로이드) 화면에 행정전화 번호와 함께 ‘서울시 ○○과’라는 발신 부서명, 시정 정보제공 화면이 함께 표출된다. 그동안 시가 시민에게 전화를 걸면 ‘02-2133’으로 시작되는 행정전화 번호만 표시돼 피싱·광고 등으로 의심돼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폰은 제조사 보안정책 상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 카카오톡 알림문자로 대신한다.

시민이 서울시에 전화를 걸 때 통화연결음으로 점심시간, 업무종료, 부서 이사, 공사 등 다양한 상황을 안내한다. 현재 제공되는 통화연결음은 시정 홍보와 공무원 보호조치, 두 가지가 일괄적으로 안내되고 있다.

공무원의 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민원 응대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에 내부 직원 연락망으로 사용해 왔던 ‘서울폰’ 앱을 개편한다. 전화 앱을 이용해 민원인에게 전화를 걸면 직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아닌 행정전화 번호가 표출된다. 출장, 재택근무 등 공무원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지 않는 상황에도 개인 휴대전화 번호 노출 걱정 없이 민원인과 통화할 수 있다.

민원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달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20분 이상 민원상담 통화가 이어지면 통화가 자동 종결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때 ‘효율적인 민원 상담과 직원 보호를 위해 통화가 자동 종료된다’는 음성이 송출된다. 악성 민원 전화일 경우에만 해당되며 통화 연결 20분 뒤에 음성이 송출될 때 특정 버튼을 누르면 통화가 종료되는 방식이다.

자료제공=서울시

민원인 폭언·욕설에 대응하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행정전화 수신과 동시에 통화가 녹음되는 전수녹취 기능도 도입된다. 통화가 연결되기 전에 통화내용이 녹취된다는 사실이 고지된다. 우선 교통·주택 등 주요 민원부서에 적용 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최신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해 욕설·폭언·성희롱 등 대화 내용과 음성을 자동 감지하고, 즉시 경고 및 통화가 종료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현재 시스템 테스트 중으로 11월부터 민원 관련 부서에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대응 내역도 자동으로 저장할 수 있고 지능형 학습 기능도 탑재한다.

조성호 서울시 총무과장은 “이번 행정전화 서비스 개선을 통해 시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민원공무원 보호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