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시-키움의 뭉클한 재회, "얘기 안할래" 매운 농담→환한 미소로 포옹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 이날은 요키시가 키움과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었다.
경기 전 홍원기(51) 키움 감독은 "아직 (요키시를) 못 봤다"며 절친한 사이인 강인권(52) NC 감독이 막은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다. 물론 요키시가 키움을 피한 건 아니었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치고 키움 선수단에게 갈 예정이었다. 홍 감독은 "거의 1년 만에 보는데, 일단 우리와 3연전에는 등판하지 않는다고 해 다행이긴 하다"고 말했다.
키움과 재회한 요키시도 "상대팀으로 만나니까 느낌이 좀 다르고 이상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만나서 너무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며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도 다른 구장에서 만나곤 했는데 매우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그 역시 "(홍원기)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농담을 던졌지만, 이윽고 그라운드로 나가 홍 감독과 포옹하며 밝은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지금은 NC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요키시는 한때 키움 마운드의 주축이었던 선수다. 2019시즌을 앞두고 총액 50만 달러에 키움과 계약한 그는 첫 시즌부터 30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3.13, 181⅓이닝 141탈삼진으로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하며 KBO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로도 활약은 이어졌다. 2020년에는 27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14로 평균자책점 1위, 2021년에는 31경기 16승 9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며 장수 외인으로서 나아갈 토대를 닦았다. 2022년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음에도 30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2.57로 키움을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올 시즌 도중 두산 베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요키시는 7월 말 대니얼 카스타노를 방출한 NC와 계약을 맺고 한국으로 돌어왔다. 약 1년 만에 한국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입단 후 한 달이 지난 시점, 요키시는 "팀에 적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다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에 오래 있었고, 자주 보던 선수들이고 워낙 다 친근하게 대해줘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특히 키움에서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내야수 김휘집(22)은 요키시에게 반가운 존재다. "좋은 선수고, 끈끈한 우정이 있다"고 말한 그는 "김휘집을 18살 때부터 지금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매우 기분이 좋았다. 내가 투구할 때 뒤에서 받쳐주고, 점수도 많이 내주는 걸 보며 대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에 대해 요키시는 "처음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경기를 오래 뛰지 않아 빌드업을 해야 하는 단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부분은 빨리 털어내고 팀에 도움되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다 보니 페이스가 올라온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장 밖에서도 요키시는 수년간의 KBO 경험으로 선수들에게 도움을 준다. 특히 에이스 카일 하트(32)와도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그는 "하트도 이런저런 고민이나 타자 상대법에 대해 문의를 해서 같이 이야기한다. 나 역시 하트가 가진 매력적인 장점이 있어 보고 배운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즌 요키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까. 그는 "NC가 포스트시즌을 갈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이를 생각하면서 최대한 투구를 길게, 또 좋게 가져가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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