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 6편
‘한국 최초의 음악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올해 스무살을 맞았다. 영화제는 5일부터 10일까지 충북 제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37개국에서 98편의 음악영화가 초청돼 관객을 만난다.
영화 월간지 ‘키노’ 출신 최은영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작품 6편을 특별히 추천했다. 먼저 개막작인 제임스 로건 감독의 <아바: 더 레전드>를 첫손에 꼽았다. 전설적인 혼성 밴드 ‘아바’는 1982년 해체된 뒤 2021년 재결합했다. 곧장 대중의 열광을 불러일으킨 밴드 데뷔부터 음악적 변화,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인한 내밀한 갈등을 담았다. 아바의 음악적 지향, 독특한 이미지메이킹, 언론의 성차별과 미국 투어의 실패까지 풍부한 자료와 세밀한 연출로 그려냈다.
‘국제장편경쟁’ 부문에선 마이클 매보트, 루카 로젠버그 리 감독의 <사라진 목소리>와 래리 와인스타인 감독의 <베토벤 나인>을 꼽았다. <사라진 목소리>는 독특한 목소리를 자랑했던 흑인 트랜스젠더 가수 재키 셰인의 이야기를 자료, 인터뷰,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재구성했다. <베토벤 나인>은 감독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200주년 기념 작품을 의뢰받아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음악가들로 구성된 ‘프리덤 오케스트라’를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가자지구 인근에 거주하던 누이 부부가 하마스의 공격으로 실종되는 비극에서 출발해 전쟁 상황을 조명한다.
‘프리스타일’ 부문에선 롭 엡스테인, 베프리 프리드만 감독의 <뮤지카!>를 꼽았다. 쿠바 음악학교에 악기와 음악용품을 10년 넘게 제공한 비영리 예술단체 ‘호른 포 하바나’의 여정을 그렸다. 음악학교와 호른 포 하바나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 네 명이 미국 뉴올리언즈을 찾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운드 앤 비전’ 부문에선 티에리 테스톤, 리자 아주엘로스 감독의 <마이웨이>와 다비드 데시테 감독의 <매혹의 선율: 미셸 르그랑>을 꼽았다. <마이웨이>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마이웨이’를 의인화해 유명 배우 제인 폰다가 1인칭 내레이션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 곡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을 거쳐 전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살펴보며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풀어낸 일종의 ‘로드 무비’라고 할 수 있다.
<매혹의 선율>은 프랑스의 천재 영화음악가 미셸 그르랑의 전기(傳記)라고 할 수 있다. 전설적인 음악영화 <셸부르의 우산>의 노래들을 작곡한 르그랑은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3차례 수상하고 2019년에 사망했다. 200편이 넘는 음악 작품을 남겼다. 르그랑의 자유로운 인생과 위대한 업적을 총망라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제는 영화 상영 외에도 다양한 음악 행사를 준비했다. 뮤지션과 영화가 만나는 토크 콘서트 ‘뮤직 온 필름’은 6~7일 제천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에서 열린다. 싱어송라이터 곽푸른하늘, 정우, 최고은이 출연한다. 6~7일 청풍랜드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원 썸머 나잇’은 청풍호의 아름다운 정경과 음악 공연을 동시에 즐기는 행사다. 6일에는 비비지, QWER, 이무진, 현진영, 7일에는 트리플엑스, 한승우, 에이머스, 김현정, 김수철이 무대에 오른다. 8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레전드 오브 록’에는 9와 숫자들, 브로콜리 너마저, 김사월, 빛과 소금이 참여한다.
영화제는 올해 ‘제천영화음악상’을 일본 OST(삽입곡) 작곡가 요시마타 료에게 수여한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로 잘 알려졌다. 요시마타는 7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음악 연주를 곁들인 토크 콘서트도 연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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