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처벌 원한다 한 적 없어"… 피해자, 입 열었다

성추행 혐의로 3년 자격정지를 당한 피겨스케이팅 이해인 피해자로 지목된 A군이 허위사실로 인한 피해가 크다며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현지시각) 몬트리올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공연 중인 이해인. /사진=로이터

후배 성추행 혐의로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이해인(19·고려대)의 피해자로 지목된 A군이 허위사실 유포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A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위온의 손원우 변호사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인과 A군의 재심 결과 발표 이후 사실과 다른 억측에 기반해 A군에게 무분별한 비난과 위협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일부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재생산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군 측은 "지난 6월 빙상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 행동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일련의 조사 과정과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이해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발언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해인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체육회 재심 과정에서 이해인 선수 변호인에게 탄원서 작성 의사를 전달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 A군이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는데 오해를 살만한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A군 측은 "현재 A군과 가족에게 'A군이 이해인을 고발했다'는 등 허구의 소문과 추측에 근거한 과도한 비난과 협박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와 확대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중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빙상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조사과정에서 음주 외에 미성년자인 후배 A군에게 성적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빙상연맹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해인에게 3년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해인 측은 A군과 교제하는 사이였으며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연인 관계였던 것을 간과하고 과한 징계가 부과됐다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하지만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해인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디스패치 등을 통해 공개된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A군은 조사에서 이해인의 행위(키스마크)에 대해 "놀라서 뛰쳐나왔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해인은 A군이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아 그래서 내가 그렇게 된 거였구나"라며 "나는 너 끝까지 지켜주려고 했는데"라고 답장을 보냈다. A군은 "나는 그때 이런 생각 하지 못했다"며 "이걸로 잘못될 줄은 몰랐다"라고 변명했다.

A군은 이해인에게 "여기서 내가 '운동은 안 하고 키스마크 있었다' 이러면 너무 내 인생이 끝날 거 같다"며 "하지만 키스 마크는 내가 잘못했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법률대리인을 통한 공식 입장에서는 "당시 키스마크가 무엇인지 몰랐을 뿐 아니라 목에 자국이 남아서 많이 당황하고 놀라서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A군은 견책 조치를 받고 제약 없이 국제 대회에 참가했다.

김영훈 기자 mike4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