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결의 줄어들까?…경기 버스 임금 2026년 서울과 같아진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서울버스 임금 인상액에
서울·경기 간 임금 차액 3분의 1을 합쳐 올리기로
그동안 경기 버스 노조의 잦은 파업 결의의 주된 이유가 서울 버스 수준의 임금 인상이어서 2027년부터 파업 예고가 줄어들 지에관심이 쏠린다.
경기도 전체 버스 노선의 90% 이상이 속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노조협의회)와 사용자 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4일 오전 4시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라톤 조정 회의 끝에 임금협정과 단체협약 갱신에 합의했다. 전날 오후 3시 최종 조정 회의에 들어간 지 13시간 만이다.
노사는 3일 밤 12시 종료되는 조정기한을 이날 오전 4시까지 연장하고 막판 협의 끝에 합의안에 서명했다.
노사는 민영제, 준공영제 버스 임금을 각각 7%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민영제 임금은 총액기준 월 28만원(상여금최고액 기준), 준공영제 임금은 호봉별 시급 7%를 인상하기로 해 4호봉 기준 월 32만원이 인상된다. 임금 인상에 따른 올해 8개월 치 소급분은 내년 초 지급한다.
올해 1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경기도형 준공영제(시내버스 공공관리제)는 준공영제 노선의 인상 시급을 준용하고, 소급분은 내년 초 지급한다.
단체협약에서는 업체별로 내용이 다른 단체협약을 통일하기 위해 노사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내년까지 초안을 만들기로 했다.
노조가 폐지를 요구했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경기도형 준공영제)’ 도입에 따른 1일 2교대제 전환 6개월 유예안은 존속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노조협의회는 “버스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인 과도한 징계 완화와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1일 2교대 즉시 시행 등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노사 간 한발씩 양보해 얻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노사는 2026년까지 서울 버스 임금에 맞추기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서울 버스 임금 인상 동향을 반영해 임금을 올리기로 합의했다. 매년 서울버스 임금 인상액에 서울·경기버스간 임금 차액의 3분의 1씩을 합쳐 3년간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6년 경기 버스와 서울 버스 임금 수준은 같아진다.
그동안 경기 버스 노조의 잦은 파업 결의가 서울 버스 수준의 임금 인상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 요구가 실현된 2027년부터 파업 결의가 줄어들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경기 버스 노조는 동일 연차를 놓고 비교했을 때 경기 지역 버스 기사가 서울보다 월 70~100만 원 정도 적게 받아 인력 유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시내버스 운행 가동률이 80~90%에 불과한 이유도 임금 격차에서 찾으며, 올해 임금 협상 때 준공영제 노선 12.32%, 민영제 노선 21.86%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사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조정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민을 위해 양보·협력하고 타협하면서 좋은 결정을 해주신 노사 양측에 도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버스 공공관리제를 포함해 도민과 함께한 교통 약속을 차질 없이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이기천 경기도버스노조협의회 의장은 “오늘 성과는 노사, 경기도, 지노위 등이 다 함께 노력해 이뤄낸 결과”라면서 “오늘을 잊지 않고 노동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경기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측 대표인 김기성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결단을 내려준 노조에 감사하다”면서 “2027년까지 준공영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기도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노조협의회는 4차례 노사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1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경기도 내 45개 버스업체 조합원 1만6592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98.3%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최종 중재가 결렬됐다면 이날 오전 4시부터 경기도 광역버스 2200여대, 시내버스 6600여대, 시외·공항버스 500여대 등 9300여대가 멈출 뻔했다. 이는 경기도 전체 노선버스의 9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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