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 영역 사라지고 무한경쟁…협업 가능성도 보인다

배규민 기자 2024. 9. 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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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이 사라지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한 식구이지만 각각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화재가 GA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반해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 채용을 늘리는 등 전속 채널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건강보험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요양보험 상품을 동시에 출시,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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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②삼성금융의 경쟁자는 삼성금융
[편집자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이 사라지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한 식구이지만 각각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예외는 아니다. 순이익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투자자 선택도 과거(자산)을 보느냐, 미래(가능성)를 보느냐에 달라진다. 보험업계 1위를 두고 다툴 수 밖에 없는 두 회사를 비교해봤다.
연간·반기별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최헌정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목표는 동일하다.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다. 같은 시장에 뛰어든 이상 양 사간의 경쟁도 불가피하나 요양상품을 동시에 출시하는 등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화재는 올해초부터 신상품 출시, GA(보험법인 대리점)채널 확대와 시책(설계사에게 주는 보너스) 등을 통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상반기 보장성보험의 신계약은 월 평균 183억원을 달성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3% 성장했다. 상반기 전체 신계약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은 1조6383억원으로 같은 기간 13.6% 늘었다. 상반기 장기보험 영업이익은 905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3%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건강보험 시장 확대를 위해 이례적으로 지난 7월 일정 기간 GA를 대상으로 건강상해 상품에 높은 시책을 걸었다. 시책은 보험설계사가 상품을 팔면 받는 별도 보너스로 시책이 높을수록 설계사들은 해당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다. 당시 업계 최고 시책으로 다른 보험사들도 긴장했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전체 신계약 CSM은 1조6461억원으로 삼성화재(1조6383억원)보다 조금 높다. 특히 신계약 CSM 중 건강상품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0.8%에서 올해 54.3%까지 늘렸다.

하반기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외형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한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금 추세면 연말까지 신규 CSM 3조3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6760억원의 신규 CSM을 올렸다는 게 삼성생명 측의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신규 CSM에서 건강상품의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성화재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장기상품인 건강보험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CSM 총량 증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GA 채널도 기존처럼 가격 경쟁을 통한 외형 확대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두 회사의 채널 전략은 차이가 있다. 삼성화재가 GA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반해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 채용을 늘리는 등 전속 채널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연초 대비 2000명 이상 늘어 6월 말 기준 3만2738명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가 GA채널에 비해 보험가입 유지율 등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건강보험 시장 확대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만의 전략이 아니다. 생손보를 넘어 거의 모든 보험사가 건강보험 시장을 노리고 있다. 건강보험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요양보험 상품을 동시에 출시,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삼성생명은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 삼성화재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의 판매를 각각 시작했다. 고령화 시대 요양보험상품 수요가 높은 가운데 불필요한 경쟁 대신 윈윈하기 위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말에는 보험 관련 규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단기 상품 판매 경쟁, 새로운 보험회계제도의 문제점 등 전반적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개선안을 만들 계획이다. 향후 보험사 1위를 놓고 삼성보험 형제는 물론 보험사 전체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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