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오지마" 데모 끊이지 않는데···올해 5000만명이 100조원 쓴 '이 나라'

스페인 방문객 올해 7월까지 5340만명
스페인에서 쓴 돈은 무려 105조원
관광업은 스페인 GDP의 14% 차지
주요 관광지 "과잉관광 반대" 시위

관광객들이 스페인 산탄데르의 한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최근 유럽 곳곳에서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스페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5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통계청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페인을 찾은 방문객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한 약 534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휴가철인 7월 한 달에만 109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월보다 7.3% 많은 수치다.

7개월간 외국 관광객이 스페인에서 쓴 돈은 약 711억 유로(약 10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정도 늘었다. 7월 한 달로 치면 155억 유로(약 23조원) 이상을 지출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2%가 증가한 사상 최고치다.

스페인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영국으로, 지난 7개월간 총 1050만명(8.6% 증가)이 다녀갔다. 프랑스인 700만명(10.6% 증가), 독일인 680만명(10.1% 증가)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에 1150만명이 몰렸다. 발레아레스 제도(870만명), 카나리아 제도(870만명 미만), 발렌시아(680만명 미만) 등 주요 관광지도 인기를 끌었다.

관광업은 스페인 GDP의 평균 14%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지만, 관광객 급증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단기 숙박업소 증가로 주택난과 교통난, 환경 오염 등이 악화해 거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바르셀로나, 말라가, 카나리아 제도 등 인기 휴양지에서는 과잉 관광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해변 마을 오 모라조 주민들이 독특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 주요 여행지를 중심으로 과잉관광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각국 정부는 관광객 제한을 위해 세금 부과 등 다양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명 기자 vicsj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