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1이닝 강판' 외국인 속죄의 불펜 자청, 사령탑은 왜 막았나…"그건 아닌 것 같아"

김민경 기자 2024. 9. 4. 10: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화 이글스 하이메 바리아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본인이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전 kt 위즈전 불펜 대기 명단에 하이메 바리아(28)가 있었던 이유를 언급했다. 바리아는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이닝 5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린 뒤 조기 강판했다. 한화가 5강에 계속 도전하려면 롯데와 3연전에서 최소 2승은 챙겨야 했기에 라이언 와이스에 이어 바리아까지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했는데, 7-0 완승을 이끈 와이스와 달리 바리아는 1이닝 만에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화는 바리아에 이어 한승주(2이닝 1실점)-김규연(0이닝 3실점)-이민우(2이닝 3실점)-황준서(1이닝 3실점)-이상규(1⅔이닝)-주현상(⅓이닝)까지 불펜 6명을 소진했으나 11-14로 졌다.

바리아는 중요한 경기에서 본인이 책임을 다하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kt전 불펜 대기를 자청했던 이유다. 코치진은 일단 바리아의 뜻을 받아들여 불펜 대기 명단에 바리아의 이름을 적어넣었고, 상황에 따라 등판하기 위해 준비까지 했는데 끝내 마운드에 오르진 않았다. 바리아가 불펜으로 등판하는 그림이 좋아 보이지 않았던 게 첫 번째고, kt에 끌려가는 흐름이라 굳이 바리아를 패전조로 기용하기도 아까웠다.

김 감독은 "본인이 (불펜 대기를)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그것은 아닌 것 같더라. 본인이 먼저 이야기했다. 자기가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지 않았겠나. 지금 팀한테 본인이 잘 던져서 뭔가 도움이 돼야 하는데, 또 1이닝 던지고 빨리 빠졌으니까. 그런데 내가 볼 때는 그것보다는 오히려 다음 선발, 또 아니면 다음 선발 때 잘 던져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 불펜에서 패전에 나오는 투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 않나. 이기고 있을 때, 이겨야 될 때 그때가 중요한 경기다. 그렇다 치면 한번 더 힘을 써서 우리 바리아가 좀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잘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 한화 이글스 하이메 바리아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하이메 바리아 ⓒ 한화 이글스

바리아가 롯데전 한 차례 부진으로 불펜 대기를 자청하진 않았을 것이다. 바리아는 지난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 하는 동안 67구밖에 던지지 않는데 마운드를 내려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한화가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6으로 역전승하면서 다행히 웃을 수 있었지만, 박상원(1이닝)-이민우(0이닝)-한승혁(1이닝)-김서현(⅓이닝 4실점)-주현상(⅓이닝)-황준서(⅓이닝)-이상규(2이닝)까지 불펜 7명을 소진해야 했다.

김 감독은 당시 "(6회에) 나가기 전에 먼저 주자가 나가면 좀 바꿔 달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투구 수로는 당연히 6회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불펜들도 쉬고, 승리조가 매일 나갈 수 없는 게 야구인데. 본인이 나가면서 그런 이야기를 투수코치한테 했고, 나는 6회까지 무조건 간다 생각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90개 정도면 마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양상문 코치한테 그 말을 듣고, 마침 또 나가자마자 첫 타자(정수빈)를 볼넷으로 내보내길래 그렇게 바꾼 것이다. 컨디션 문제는 아니었다. 본인이 나가서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바리아가 선발투수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길 당부했다.

한화는 지난 5월 바리아를 총액 55만 달러(약 7억원)에 데려오며 1선발로 큰 기대감을 보였다. 구위 저하 문제로 고민했던 펠릭스 페냐와 결별을 결심하면서 새로운 에이스가 필요했고,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바리아가 제격일 것으로 바라봤다. 바리아는 2018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그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면서 10승을 거둔 유망주였다. 빅리그 134경기(선발 62경기)에 등판해 22승32패, 462⅔이닝,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한 화려한 이력을 한화에서 증명하길 바랐다.

하지만 바리아는 계약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15경기에서 5승5패, 68⅔이닝, 평균자책점 5.50에 그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가 3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닝을 끌어주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자꾸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일단 바리아는 불펜 대기를 자청하면서 5강 싸움이 절실한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보여줬다. 이제는 마운드에서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와 함께 한화 선발진을 이끄는 주축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할 때다.

▲ 한화 이글스 하이메 바리아 ⓒ 한화 이글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