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서 아보카도 던지던 창던지기 선수 카후, 한국 지원으로 패럴림피언 우뚝

파리|김현세 기자 2024. 9. 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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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말 고맙습니다."

카후는 "파리패럴림픽에서 바누아투를 대표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며 "그동안 한국이라는 나라를 사실 전혀 알지 못했지만, 도움을 준 많은 한국인과 BDH재단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첫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카후를 향해 배 이사장은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선수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 바누아투 국민이 이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하고, 모금 활동까지 펼쳤다"며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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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육상 창던지기 국가대표 켄 카후는 그동안 연습용 창 대신 아보카도를 던졌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정말 고맙습니다.”

3일(한국시간) 파리 마레 지구에 있는 ‘파라 팀코리아 하우스’를 바누아투 선수들이 방문했다. 육상 창던지기 켄 카후(25)와 투포환 엘리 에녹(35)이었다. 이들은 2024파리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장을 맡고 있는 배동현 BDH재단 이사장을 찾았다. 카후는 “파리패럴림픽에서 바누아투를 대표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며 “그동안 한국이라는 나라를 사실 전혀 알지 못했지만, 도움을 준 많은 한국인과 BDH재단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호주 동쪽 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는 인구가 33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80여 개 섬 중 65개가 무인도다. 비용과 시설 문제 때문에 패럴림픽 출전은 언감생심이었다. 출전 선수는 2000년 시드니대회 때 육상 2명, 2008년 베이징대회 때 역도 1명이 전부다. 2008년 이후 패럴림픽 출전 선수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16년 만에 바누아투를 대표하는 선수가 다시 나왔다. 장애인 체육 후원을 위해 재단을 만든 배 이사장 덕분이었다. 그는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장애인 체육 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를 도우려고 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여러 국가를 방문해 선수들이 국제스포츠등급을 받을 수 있게 대회 개최와 출전을 지원하고, 각국 패럴림픽위원회를 후원했다.

바누아투 육상 창던지기 국가대표 켄 카후(왼쪽)가 3일(한국시간) 파리 마레 지구의 ‘파라 팀코리아 하우스’를 찾아 배동현 한국 선수단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카후와 에녹 모두 그 덕분에 패럴림피언이 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오세아니아패럴림픽위원회(OPC), BDH재단이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해 바누아투 등 6개 국가의 장애인 체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바누아투는 1월부터 장애인 육상 선수 발굴 프로그램까지 진행했다. 카후 역시 자신이 일하는 농장의 아보카도를 창 삼아서 던지다 장비는 물론 체계적 훈련까지 받으면서 처음 패럴림픽에 나서게 됐다.

등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카후는 이날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육상 창던지기 남자 결선(스포츠 등급 F64)에서 52m01의 기록으로 10명 중 9위에 그쳤다. 1차 시기에서 파울을 기록했지만, 2차 시기에서 개인최고기록(48m17)을 갈아 치웠다. 첫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카후를 향해 배 이사장은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선수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 바누아투 국민이 이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하고, 모금 활동까지 펼쳤다”며 뿌듯해했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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