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도봉구 아파트 화재’ 70대 남성, 1심서 금고 5년

지난해 성탄절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이 1심에서 금고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 북부지방법원 형사8단독은 오늘(4일) 중실화·중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김 모 씨에게 금고 5년을 선고했습니다.

금고형은 교정시설에 수감되지만 노역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징역형과는 다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이웃과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 방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씨를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며 "화재를 확인한 이후에도 소방 신고 등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관문을 열어 화재가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냈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고, 피해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피해자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했는데, "배상청구권이 없다는 취지가 아니라 민사절차로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 불로 7개월 딸을 안고 뛰어내린 남성과 가족들을 대피시키던 남성 등 주민 3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아파트 3층에 살고 있던 김 씨가 신문지 등이 쌓여있던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씨가 남아 있는 꽁초를 버려둔 채 방을 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꽁초에 남아있던 불씨는 방에 있던 신문지와 쓰레기봉투 등 주변 물건에 옮겨붙었고, 아파트 동 전체로 불이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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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