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40km로 달려 앞차 세운 경차…사고 막았지만 '보험 거절'

채나연 2024. 9. 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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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주행하던 차량을 한 남성이 자신의 차로 고의 충돌해 큰 사고를 막았으나 보험사 측으로부터 보험 처리 불가라는 답변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상대 운전자 측 보험사와 본인의 보험사에 문의했지만 모두 '보험 처리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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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운전자, 의식 잃은 앞차 고의사고로 세워
앞차 운전자 극단적 선택 정황 파악
보험사 측 "보험 처리 어렵다"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주행하던 차량을 한 남성이 자신의 차로 고의 충돌해 큰 사고를 막았으나 보험사 측으로부터 보험 처리 불가라는 답변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막다 파손된 A씨 차량.(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은 최근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막은 의인 A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경차 운전자 A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8시 49분쯤 성남-장호원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주행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목격했다.

당시 SUV 운전자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A씨는 경찰 신고 후 뒤를 쫓아갔다.

그러던 중 SUV 차량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었고 A씨는 시속 140km로 추월해 SUV 차량을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세웠다. 이 과정에서 A씨의 경차는 크게 파손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SUV 운전자를 구조하고 차량 내부를 확인한 결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다치지 않았지만 경차가 크게 파손돼 260만 원 가량의 수리비가 나왔다.

이에 A씨는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상대 운전자 측 보험사와 본인의 보험사에 문의했지만 모두 ‘보험 처리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상대 운전자 측 보험사에 따르면 사고 사유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면책 사유’에 해당되며 A씨도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간주해 보험 처리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A씨의 보험사는 “A씨가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행동한 점을 고려해 상대 보험사에 ‘손해 경감 비용’으로라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사건반장을 통해 밝혔다.

이에 A씨는 “보험 처리가 안 되더라도 괜찮다. 제가 돈 들여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며 “당시 상황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행동한 것이고, 다시 이런 일이 생겨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차량 운전자께서 안타까운 선택을 하신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안 좋다”며 “빠르게 쾌유하시길 빈다”고 전했다.

한편 이천경찰서는 지난 3일 A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채나연 (cha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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