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4강 사발렌카 vs GS 첫 4강 나바로, US오픈 준결승에서 맞대결

박성진 2024. 9. 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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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나 사발렌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4 US오픈 여자단식 4강 첫 매치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4년 연속 US오픈 4강의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와 그랜드슬램 첫 4강 진출인 엠마 나바로(미국, 12위)이다. 두 선수 모두 8강을 스트레이트로 따내며 승리했다. 올해 두 번 만나 1승씩을 나눠 가졌던 둘은 US오픈 결승 길목에서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갖는다.

사발렌카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친원(중국, 7위)을 6-1 6-2로 가볍게 요리했다. 이 경기는 3일(현지시간) 나이트 세션 첫 경기로 열렸다.

실수가 적은 사발렌카는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경기였다. 공격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정친원인데, 사발렌카의 공격력이 더욱 정교하고 막강했다. 평상시 정친원의 장점은 사발렌카와의 경기에서는 장점이 될 수 없었다. 정친원이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애를 먹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간 사발렌카는 언포스드에러로 자멸하는 것이 그녀의 패배 공식이었다. 늘 그렇듯이 실수만 줄이면 사발렌카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졌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19개의 적정한 수준의 실수로 상대에게 쉽게 포인트를 내주지 않았다. 되려 언포스드에러는 정친원이 20개로 1개 더 많았다.

사발렌카는 1, 2세트 모두 첫 리턴게임에서 얼리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시종일관 앞서 나갔다. 정친원에게 단 한 차례 브레이크 위기를 내주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세이브에 성공했다. 사발렌카의 완벽한 경기력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사발렌카는 오늘 승리로 44승 11패, 승률 80%에 복귀했다. 4년 연속 US오픈 4강에도 성공했다. 작년에는 US오픈 전초전이라 불리는 신시내티오픈(구, 웨스턴&서던오픈)에서 우승한 코코 고프(미국)가 US오픈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 신시내티오픈 우승자는 사발렌카다. 여러모로 좋은 기운이 계속되고 있는 사발렌카다.

사발렌카의 올해 부문별
(WTA 투어 10경기 이상, 올림픽/오늘 경기 포함)

경기 수 : 55경기 / 4위
다승 : 44승 / 3위
승률 : 80.00% / 3위
평균 세트 : +1.16 / 2위
평균 게임 : +3.93 / 2위
디사이딩세트 : 76.81% / 2위

데이 세션으로 열린 경기에서는 나바로가 파울라 바도사(스페인, 29위)를 6-2 7-5로 제압했다. 바도사의 약점이었던 포핸드를 집중 공략한 나바로의 전략이 적중했던 경기였다.

나바로는 1세트 첫 리턴게임부터 얼리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세트를 앞서 나갔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백핸드보다 포핸드 안정성이 떨어지는 바도사의 포핸드 방면을 집중 공략하며 포인트를 쌓아갔다. 여덟 번째 게임에서도 브레이크를 성공한 나바로는 6-2로 손쉽게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는 반전의 반전이었다. 이번에는 바도사가 먼저 얼리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세트 중반에는 강력한 서브마저 살아나며 서브게임을 손쉽게 지켰다. 바도사는 5-1까지 앞서 나가며 무난히 2세트를 따내는 듯 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두 번째 반전이 시작됐다.

바도사의 움직임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나바로의 샷을 따라가지 못했다. 풋워크는 느려졌고, 밸런스는 무너졌다. 갑작스럽게 다른 선수가 된 바도사였다.

나바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5 상황에서 내리 여섯 게임을 따내며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해당 구간, 나바로가 24포인트를 득점하는 동안 바도사의 득점은 6포인트에 그쳤다. 

바도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때 코트를 밟았을 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여기가 테니스 코트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스스로에게 놀랐다"라며 "나에게는 재앙(Disaster)이었다"고 자책했다. 갑작스러운 신체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나바로는 올해 그랜드슬램에서 32강(호주오픈) → 16강(프랑스오픈) → 8강(윔블던)에 이어 이번 US오픈에서 4강까지 올랐다. 매 대회 한 라운드씩 점프하는 상승세가 계속됐다. 나바로는 다른 선수들의 대회 결과와 관계 없이 세계 톱 10 진입을 확정했다.

나바로의 올해 부문별
(WTA 투어 10경기 이상, 올림픽/오늘 경기 포함)

경기 수 : 64경기 / 공동 1위
다승 : 45승 / 2위

승률 : 70.31% / 9위
평균 세트 : +0.64 / 10위
평균 게임 : +2.55 / 9위
디사이딩세트 : 67.03% / 8위

WTA 라이브랭킹 톱 10 (오늘 경기까지 반영)
01. 시비옹테크
02. 사발렌카
03. 리바키나
04. 파올리니 (최고 경신)
05. 페굴라
06. 고프
07. 정친원
08. 나바로 (최고 경신)
09. 크레이치코바
10. 사카리

사발렌카와 나바로는 올해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첫 맞대결이었던 인디언웰스(3월, WTA 1000, 하드코트)에서는 나바로가,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롤랑가로스(5월, 그랜드슬램, 클레이코트)에서는 사발렌카가 승리했었다. 두 차례 맞대결은 모두 16강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여기서 승리한 선수들은 바로 다음 경기인 8강에서 패했다.

사발렌카와 나바로는 하루 휴식을 취한다. 여자단식 4강전은 현지시간 5일 나이트세션 경기로 열린다. 한국 시간으로는 6일 오전이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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