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도 안 팔릴 집은 안 팔린다…서울 '미분양' 953가구 여전

전준우 기자 2024. 9.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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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여전히 1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기준 953가구로 이중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522가구로 54.8%에 달한다.

특히 7~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고, 아파트값도 빠르게 오르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미분양 가구는 900건대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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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절반 이상…43가구는 5년째 안 팔려
"시장 상황 좋아져도 '비선호 아파트'는 계속 고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2024.8.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여전히 1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기준 953가구로 이중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522가구로 54.8%에 달한다. 43가구는 2019년 분양 이후 5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미분양 가구는 올해 2월 1018가구로 1000가구를 넘긴 뒤 3월부터 줄곧 9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7~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고, 아파트값도 빠르게 오르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미분양 가구는 900건대를 유지한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3~4월 490건대에서 5월 이후로는 500건대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개별 단지별로 보면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지에스건설(006360)이 공동 시공한 '이문아이파크자이' 미분양이 118가구로 가장 많다.

이 아파트는 총 4321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1~3단지 중 3단지 가구가 미분양을 털지 못하고 있다. 3단지는 역세권인 1·2단지와 동떨어진 위치에 천장산 '숲세권'에 가깝다. 4층 높이의 아파트로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수요층을 타깃으로 했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시공사 측은 "3단지는 일반 아파트가 아닌 테라스 등을 갖춘 새로운 주거 형태로 지어졌는데, 아직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분들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면서도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에서는 천호동과 길동에 미분양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천호역마에스트로(58가구), 미사아름채아파트(25가구), 천호아스하임오피스텔(10가구) 등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길동에서는 5호선 길동역 역세권 입지에도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1(62가구),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2(75가구)가 공실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가로 매입해 논란이 일었던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도 216가구 중 39가구가 여전히 남아있다. 규모별로 보면 전용 23㎡ 이하와 전용 78㎡ 위주로 미분양이 쏠려 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학원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에서도 나홀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위주로 수년째 미분양이 지속되는 곳들이 적지 않다"며 "요즘과 같이 시장 상황이 좋은 데도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비선호 아파트라는 점이 명확한 만큼 앞으로 '할인 분양'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 한 미분양을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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