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틀 못 벗어난 세계관… ‘괴짜 중의 괴짜’ 팀 버튼도 나이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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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감독은 온갖 영화를 찍어내는 영화공장 할리우드에서도 괴팍한 상상력으로 첫째가는 인물이다.
기괴한 이미지의 이면에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품은 잔혹 동화를 만들어온 팀 버튼이 자신의 '보물창고' 같은 영화 '비틀쥬스'의 속편을 36년 만에 내놨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던 팀 버튼이지만 이번 영화는 전적으로 전편의 추억에 기댄다.
영화감독 팀 버튼은 예전보다 늙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어른들보단 순수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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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 등 주요 인물 그대로 출연
익숙하지만 새로운 상상력 없어
팀 버튼 감독은 온갖 영화를 찍어내는 영화공장 할리우드에서도 괴팍한 상상력으로 첫째가는 인물이다. 기괴한 이미지의 이면에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품은 잔혹 동화를 만들어온 팀 버튼이 자신의 ‘보물창고’ 같은 영화 ‘비틀쥬스’의 속편을 36년 만에 내놨다. 감독의 팬이라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드는 생각. 팀 버튼도 늙는구나.
4일 개봉한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세월의 흐름이 눈에 보인다. 전편에서 유령을 보는 10대였던 리디아 디츠(위노나 라이더)는 사춘기 딸 자녀(제나 오르테가)가 있는 영매가 됐다. 리디아 아버지의 죽음으로 전편의 배경이었던 유령의 집에 가족들이 다시 모이고, 다시 한 번 속임수를 밥 먹듯 쓰는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튼)를 소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비틀쥬스’는 팀 버튼이 가진 상상력의 원형과 같은 작품이었다. ‘가위손’도 ‘에드 우드’도 ‘크리스마스의 악몽’도 나오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해골바가지가 수시로 나오고, 쏟아지는 내장과 머리를 회전시키는 악마, 모래 괴물에 사탄의 인형을 연상시키는 난폭한 아기까지 가족들의 유령 소동극에 동참한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던 팀 버튼이지만 이번 영화는 전적으로 전편의 추억에 기댄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불분명한 세계관과 함께 전편의 주요 인물이 그 역할 그대로 출연했다. 오프닝부터 절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대니 엘프먼의 음악도 반갑다. 엘프먼은 ‘가위손’ ‘배트맨’ 등 팀 버튼 영화의 음악을 전담해왔다.
다만 새로운 세계로 확장하지 못하고 전편의 추억에 머무르는 점은 아쉽다. 전편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진행되는 줄거리는 누군가에겐 불친절하다. 왜 비틀쥬스가 리디아와의 결혼에 매달리는지 맥락을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감독은 자신의 재기작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 느낌을 한 숟갈 얹어 신선함을 입히려고 했지만, 성공적이진 않다.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녀 제나 오르테가는 ‘웬즈데이’와 기시감이 든다. 활기찬 소동극에 비해, 딸과 엄마의 갈등과 극복은 구태의연하게 느껴진다. 팜파탈로 등장하는 모니카 벨루치의 합류는 반갑지만, 분량이 많지 않다.
원작보다 때깔은 고와졌으나 이를 능가하는 상상력의 산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허겁지겁 끝나는 마무리는 감독이 추억의 순간에 도취한 데 만족한 것 같단 느낌을 준다. 단, 전편에 어긋나는 점이 없다는 게 매력. 영화감독 팀 버튼은 예전보다 늙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어른들보단 순수할 테니까.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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