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선 밥맛 떨어진다는데…비행사 입맛 살릴 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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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영양소 섭취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선 지상에서와 같은 음식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음식 맛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이는 우주비행사들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연구진은 향의 종류에 따라 우주에서 느껴지는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번 실험 결과가 앞으로 우주비행사들의 입맛을 돋구는 식품을 개발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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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영양소 섭취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사는 시각과 후각, 미각, 촉각, 청각 등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총체적 감각 경험이다. 식도락이란 말이 말해주듯 음식의 맛과 냄새, 색깔, 식감 등이 잘 어우러진 음식은 행복감을 높여준다.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모자란다면 식도락의 즐거움도 그만큼 약해질 것이다. 음식을 먹는 시간은 활동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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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선 지상에서와 같은 음식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유가 뭘까? 좁고 밀폐된 공간이 주는 심리적 요인 때문일까? 아니면 후각이나 미각에 변화가 생긴 걸까?
무중력으로 코막힘 상태와 비슷해져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음식 맛이 달라지는 이유를 대체로 중력의 변화로 설명한다. 중력이 약해지면 체액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자꾸만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코가 막힌 것과 같은 감각 상태가 된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면 음식 냄새를 맡지 못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대체로 우주식품은 간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우주에 머문 지 몇주 이내에 사라진다.
그러나 무중력의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우주비행사들은 여전히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는 중력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음을 시사한다. 음식 맛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이는 우주비행사들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왕립멜버른공대(RMIT)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좁고 폐쇄된 우주 환경에서는 일부 냄새가 훨씬 더 강렬해지는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학술지 ‘국제식품과학기술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했다.
레몬향보다 바닐라향 더 강하게 느껴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54명을 모집해 지상의 실내 환경과 국제우주정거장(ISS) 환경에서 느끼는 식품의 향과 맛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국제우주정거장은 가상현실 고글로 대신했다. 실험 소재는 바닐라와 아몬드 추출물, 레몬 오일을 사용했다.
실험 결과 고립된 우주환경에서는 달콤한 향이 더 강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바닐라와 아몬드 향을 더 강렬하게 느꼈다. 레몬 향에 대한 느낌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논문 공동저자인 자야니 찬드라팔라 교수(식품화학)는 “바닐라와 아몬드에 많이 함유돼 있는 벤즈알데히드의 달콤한 향이 우주 가상환경 실험에서 향에 대한 느낌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의 종류에 따라 우주에서 느껴지는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번 실험 결과가 앞으로 우주비행사들의 입맛을 돋구는 식품을 개발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우주 뿐 아니라 요양원, 잠수함 등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품 및 식단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111/ijfs.17306
Smell perception in virtual spacecraft? A ground-based approach to sensory data collection.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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