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친코2’ 김성규 “정은채, 만날 일 없는 사람인줄 알았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4. 9. 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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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규가 “부담되긴 했지만 시즌2가 나온다는 것에 놀라며 촬영했다”고 ‘파친코’시즌2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애플TV+
“새로운 역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설정이 부담 되긴 했지만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2’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 김성규(38)가 최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달 23일 공개된 시즌2에서는 시즌1으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 1989년 도쿄를 배경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도 담는다.

김성규는 시즌2에서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시즌1에서 생선중개상으로 나왔던 한수가 7년이라는 작품 속 공백 동안 일본에서 무기밀매상으로 세력을 키운다. 김성규는 한수가 자신의 아들 노아와 선자를 외면하지 못해 곁에 붙여둔 심복 ‘창호’ 역을 맡았다.

지난 2022년 공개된 ‘파친코’ 시즌1은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제27회 미술감독조합상 (ADG) 사극 드라마 부문 미술상, 제32회 고섬 어워즈 최우수 장편 시리즈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시즌1의 성공이 시즌2에 새로 합류하는 김성규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김성규는 “시즌1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시즌2가 나온다는 것에 놀라며 촬영을 시작했다”며 “새로운 역할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설정이 부담됐지만 창호를 연기하면서 시즌1을 촬영한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성규는 영화 ‘범죄도시’ 속 장첸의 오른팔 양태, ‘악인전’ 메인 빌런 강경호 등 상당히 인상적인 악역을 연기한 바 있다. 김성규는 이를 언급하며 “제가 가진 이미지가 있어서 (창호를 연기하기) 어려웠다”며 “(정은채가) 제가 연기하는 시간을 잘 기다려줬다. 빨리 뭔가를 만들기 위해 이끌어가기 보다는 분위기에 제가 잘 스며들도록 기다려줬다. 다른 배우들과 지내고, 저를 끌어주는 걸 보면서 보기와 다르게 강한 여인이라고 느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호흡 측면에서도 제가 잘하기만 하면 됐다. 촬영하면서도 최대한 많이 잘 듣고, 보려고 하면서 촬영했다.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 “정은채는 저랑은 만날 일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편견일 수도 있다. 생각조차 못했던 이미지였다”라며 “너무 멋있는 배우다. 본인만의 분위기가 있고 여러 면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면도 있고 멋진 분이었다”고 상대 배역이었던 정은채를 거듭 칭찬했다.

정은채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두 사람은 케미스트리 오디션에서 처음 만났단다. 김성규는 “오디션을 몇 번 진행하고 실제로 만났다. 총괄 프로듀서인 수휴가 직접 와서 오디션을 봤다. 애써서 역할을 찾는 것에 부응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면서 “연기가 안되는 것 같아서 힘들어하던 시점에 정은채가 왔다. 그래서 더 작아졌다. 기에 눌리는 것도 있고 전반적 분위기에 주눅들었다”고 떠올린 뒤 “잘 해내고픈 마음에 혼란스러웠는데 고민하는 제 모습 자체를 제작진이나 배우들이 잘 매치시켜서 봐준 것 같다. 저에겐 정말 새롭고 기업에 남는 오디션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성규는 창호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총괄 프로듀서 수휴는 김성규에게 “보그에 나오는 사람처럼 해달라”고 분장을 주문했단다. 김성규는 “강해보이고 남성미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최대한 디테일한 피부 분장을 하면서 꼼꼼히 준비했다”며 “농장신에서는 일을 많이 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래서 일도 많이 하면서 현지인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작품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창호라는 인물은 선자의 가족들, 특히 경희를 만나면서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김성규는 “변화하는 계기가 경희를 만나면서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그의 선택은 이성적으로 옳고 그름, 더 나을거라는 판단에 따르기 보다는 그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이 보여졌으면 좋겠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명이라는 게 경희나 창호에게 어떤 점에서 다를지 생각해보면 창호는 받아들이기보다는 싸워내며 버티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창호 입장에서) 경희가 더 강하다고 느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힘든 선택이지만 그러면서 더 강해지고. 그래서 창호가 경희라는 사람을 더 존중하고 마음에 담을 수 밖에 없더라”고 창호와 경희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배우 김성규가 “‘파친코2’는 다시 꿈을 꾸게하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애플TV+
김성규가 맡은 창호는 한수의 심복이다. 한수를 연기한 이민호와 호흡은 어땠을까. 김성규는 “한수는 아픔을 딛고 버티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호도 어린 시절 일본으로 넘어와 한수를 만나면서 생존의 방법을 찾았다.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 믿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고, 시키는 건 두말 않고 따른다. 다른 생존 방법이 없고, 그것만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한수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처음 만났을 때 한수와 창호의 케미가 잘 붙을까 했는데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이민호가) 똑똑하고 현장에서 책임감, 리더십이 있는 게 한수라는 인물과 닮아있더라”고 이야기했다.

김성규는 ‘파친코2’를 촬영하면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처음 경험했단다. 김성규는 “해외에서 촬영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그 자체로 긴장했다. 촬영장에선 ‘김씨’, ‘미스터 킴’으로 불렸다. 첫 촬영할 때,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스터 킴’이라는 말을 하기만 하면 쳐다봤다. 제가 미어캣인 줄 알았다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소통이 어렵진 않았다. 에피소드마다 감독님이 달라서 감독님들의 강점이나 개성이 에피소드별로 잘 표현된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성규에게 ‘파친코’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김성규는 이번 작품이 ‘위로’로 다가왔단다.

김성규는 “배우 이전에 사람으로서, 현실이라는 것에 치인다고 할까. 꿈꾸거나 기대하기 보단 안전한 지금을 유지하고 싶거나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시점에서 ‘파친코2’를 촬영하게 되면서 저한테는 위로도 많이 되고 새로운 꿈을 꾸고 힘을 낼 수 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호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변화하고, 현실 생존가에서 몽상가로 변한다. 결과를 아는 상황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한 선택을 하는게 안타깝긴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김창호라는 역할에 여운도 많이 남는다. (시청자들에)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선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역경 속에서 어떻게든 이겨내는 과정이 (시청자로 하여금) 꿈을 다시 꾸게하는 것. ‘파친코’의 힘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파친코2’를 봐야 하는 이유는 뭘까. 김성규는 “사랑스럽고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가 많다. 아역들도 사랑스럽다. 성인 캐릭터들도 참 답답하긴 하지만 응원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닐까” 라며 시청을 권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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