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Come True

서울문화사 2024. 9. 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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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누구에게 물어야 이야기가 풍성할까? 의외로 답은 쉬웠다. 브랜드 대표라면 직함처럼 브랜드를 대표해 누구보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테니까. 그래서 포르쉐 코리아 홀가 게어만 대표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이 포르쉐를 좋아할까요?

24년

포르쉐는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4년 전에 포르쉐에 입사했을 때 꿈을 이룬 기분이 들었죠. 오랫동안 좋아한 브랜드에서 일하게 됐으니까요. 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낄 만큼 신나게 일했습니다. 특히 국제적인 경험을 굉장히 많이 했죠. 포르쉐 본사의 CEO실에서 근무하다가 영국 법인으로 옮겨 디자인 그룹과 리테일 그룹의 CFO를 역임했어요. 한국에는 현재 5년 정도 있으면서 특별하고 아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죠.

956 RC카

포르쉐와의 첫 만남은 956 RC카였습니다. 어린 소년이었을 때 갖게 됐죠. 956 모델은 포르쉐에서 굉장히 의미 있어요. 1982년도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한 모델이거든요. 당시 전설적인 레이서 제키 익스와 데릭 벨이 이 차를 타고 우승했죠. 그 후로 35년 동안 포르쉐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열아홉 번 우승하며 강자로 군림했죠. 그런 포르쉐의 역사만큼 저도 굉장히 오랜 시간 포르쉐를 사랑했고, 그 첫사랑은 956 RC카에서 시작됐습니다. 자랑스럽게 그 차를 가지고 논 기억이 있어요.

첫 포르쉐

처음 타본 포르쉐는 2001년 911 카브리올레였어요. 포르쉐를 처음 탔을 때 기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처음으로 포르쉐를 타고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겁니다. 얼굴에는 미소를 짓게 되면서 감성적인 부분이 반응하게 되죠. 굉장히 기뻤죠. 드디어 내가 이 차를 타는구나 하는 약간의 자부심도 느꼈고요. 어릴 때부터 모터스포츠를 보며 선망하던 브랜드였고, 끊임없이 개발과 혁신을 거쳐 완벽에 도달하려는 브랜드니까요. 그런 차를 처음 체험하는 순간이라서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죠.

“포르쉐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헤리티지를 유지해왔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죠.”

1972년식 911T

개인적으로 클래식 911T를 소유하고 있어요. 1972년식이니 52년 됐죠.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하고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차입니다. 12년 전쯤 영국에 있을 때 구매했어요. 제가 1970년생인데 제 출생 연도와 같은 포르쉐를 사고 싶어서 클래식 카를 취급하는 딜러사를 돌아다녔죠. 1970년식 911이 있었는데 상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옆에 샛노란 911을 보자마자 내 차라고 직감했습니다. 그 차가 1972년식 911T였죠. 저보다 동생이지만 상태가 좋아서 구매했죠.

헤리티지

클래식 911T는 독일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자주 운전할 기회가 없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기존 911보다 보닛이 더 낮은 전체 실루엣이 포르쉐의 아이코닉한 형태를 보여줘 포르쉐 역사의 한 부분을 소유하는 것 같아 자긍심도 느끼게 하죠. 새로 나온 911을 클래식 카와 비교하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며 변화와 혁신을 담아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포르쉐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헤리티지를 유지해왔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죠.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혁신을 거듭해나가는 점이 놀랍습니다.

시작은 911

포르쉐는 911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굉장히 다양한 모델을 개발했죠. 흥미로운 점은 모델마다 조금씩 911의 에센스를 담았다는 것입니다. 카이엔이든 마칸이든 파나메라든 타이칸이든, 운전할 때의 다이내믹부터 디자인까지 911의 매력이 녹아 있죠. 그래서 모델을 막론하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보면 바로 포르쉐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모델을 운전하든 포르쉐를 탄다는 느낌이 들죠.

911 터보 S

지금 911 터보 S를 타고 있습니다. 나만의 포르쉐를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에 개성을 담았죠. 갈색 가죽 시트 가운데에 페피타(Pepita) 패턴을 넣었어요. 클래식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전하죠. 계기반이나 휠도 일반 모델과 조금 달라요. 911 터보 S는 스포츠카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모델입니다. 디자인은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혁신을 잊지 않았죠. 성능은 아주 폭발적이에요. 레이스 트랙에 올려놔도 손색없을 성능을 보여주면서도 매일 출퇴근할 때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반된 성격을 모두 품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타이칸

그동안 타이칸을 두 번이나 소유해 운전해봤습니다. 타이칸은 운전하기에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차예요. 딱 운전하는 순간, 이건 그냥 스포츠카라고 느꼈죠. 포르쉐가 그동안 굉장히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기본적인 스포츠카 정신만은 놓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죠. 타이칸은 포르쉐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막을 알린 모델입니다. 많은 신기술과 혁신이 담겼죠. 전기차니까 굉장히 매끈하게 가속하고, 퍼포먼스 역시 포르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능을 모두 충족하죠. 포르쉐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타이칸 역시 특유의 존재감 덕분에 차에 앉는 순간 미소가 지어질 겁니다. 저도 매일 차에 앉을 때마다 미소 지었거든요.

드림 카

포르쉐를 드림 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시작은 포르쉐 창업자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요. ‘내가 원하는 드림 카를 찾을 수 없어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는 페리 포르쉐의 말은 워낙 유명하잖아요. 자신을 위한 완벽한 차를 만들기 위해 포르쉐를 시작했으니 수많은 사람이 꿈꾸는 완벽한 차에 부합하는 면도 분명히 있겠죠. 포르쉐는 보통 차와 달리 소유하고 나면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뮤니티

전 세계 곳곳에 많은 포르쉐 커뮤니티가 있어요. 이게 팬일 수도, 고객일 수도, 포르쉐 직원일 수도 있지만, 이분들이 모두 소속감을 느끼면서 포르쉐에 얽힌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볼 수 있죠. 아버지가 아끼던 포르쉐를 자녀에게 물려준 이야기, 누군가는 사랑하는 딸이 오전 9시 11분에 태어나서 9일에 차를 구매했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통해 모두 포르쉐와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나갑니다. 포르쉐는 그런 특별함을 만들어주죠.

연결고리

포르쉐는 어느 시장이든 소비자를 만나는 많은 활동을 합니다. 그런 점이 포르쉐가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블랙핑크 제니와 협업해 존더분시 프로그램으로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을 만들고, ‘포르쉐 이코넨, 서울’ 행사를 여는 활동 말이죠. 두 행사 모두 많은 사람이 찾았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분들도 있었죠. 포르쉐 레이스카 앞에서, 혹은 클래식 포르쉐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봤습니다. 분명히 아이들에게는 이 순간이 추억이 될 테죠. 몇 명은 포르쉐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간직할 겁니다. 이런 관계를 이어나가며 포르쉐는 특별한 브랜드가 될 수 있었죠.

드라이브 코스

그랜드 하얏트 쪽으로 올라가서 남산 소월로를 달리는 코스를 좋아합니다. 거길 돌고 경복궁으로 향하는 넓은 도로를 지나 북악스카이웨이까지 달리기도 하죠. 약간 석양이 질 때 그 길을 달리면 감동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의 매력을 잘 알 수 있으면서 차와 함께하는 운전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는 코스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고 동대문 쪽으로 돌아서 오면 깜깜해진 밤에 다채로운 불빛도 볼 수 있죠. 멋진 코스예요.

포르쉐 투어

포르쉐 팬이라면 슈투트가르트에서 포르쉐 뮤지엄을 먼저 방문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곳에서 포르쉐의 여러 가지 유산을 볼 수 있죠. 그다음에 프랑스로 넘어가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를 보면 좋겠네요. 보통 6월쯤 열리니 계절도 여행하기 딱 좋아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의 열기를 느끼고 그곳을 달리는 포르쉐 레이스 머신을 보면 포르쉐가 어떤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1970년대부터 포르쉐는 이곳에서 수많은 신기술을 시험하고 양산차에 적용해왔죠. 레이스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놀라운 경험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영국으로 넘어가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를 보는 걸 추천합니다. 오래된 클래식 카부터 신차까지 참가하죠. 재밌게도 포르쉐 뮤지엄에서 본 차가 실제로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럽을 관통하면서 여행하면 포르쉐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ditor : 김종훈 | Photography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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