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건강 지켜주신 원장님… 하늘나라선 아프지 마세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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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하늘에 계신 소아과 원장님.
원장님, 안녕하세요? 저 해인이에요.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 엄마가 조심스럽게 원장님께서 돌아가셨다고 알려줬어요.
원장님, 살아 계실 때 저를 사랑으로 진료해 주셔서, 아프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도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미처 못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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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편지공모전 경기교육감상 삼숭초 강해인 학생
TO. 하늘에 계신 소아과 원장님.
원장님, 안녕하세요? 저 해인이에요. 벌써 절 잊으신 건 아니죠?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더운데 원장님께서 계신 그곳은 어떤가요? 전 아직도 원장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그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말 오랜만에 아파트 단지 안에 야시장이 열렸어요. 저는 친구들과 신나게 바이킹도 타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 엄마가 조심스럽게 원장님께서 돌아가셨다고 알려줬어요. 일요일에 돌아가셨는데 엄마, 아빠도 오늘에야 알았다며 비통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 없어 소아과 문 앞에 하얀 꽃을 놓고 추모하고 왔다고요. 돌아가신 이유는 저는 잘 알지 못하는 ‘뇌출혈’이라는 병이라고 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정말 훌륭하신 의사 선생님이자 큰어른이 돌아가셨다며 많이 애통해했어요. 동네 분들도 진정한 의사 선생님께서 사라지셨다며 모두 안타까워하셨어요.
엄마는 제가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무탈하게 자랄 수 있었던 건 모두 원장님 덕이라고 했어요. 갑자기 열이 40도까지 오르면 병원 문 닫을 시간에도 엄마가 “지금 해인이가 열이 많이 나요. 원장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하고 전화하면, 원장님께서는 퇴근도 하지 않고 병원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진료해 주셨죠. 심지어 정신없으니 빨리 가서 아기가 쉴 수 있게 해주라며 병원비도 받지 않으셨다고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집으로 전화하셔서 “해인이 괜찮냐”고 물어봐 주시던 선생님. 저뿐만이 아니라 동네 아이들 모두 선생님 덕분에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었어요.
늘 제가 크는 모습을 기특해하고 대견하게 생각하며 관심과 사랑을 주셨는데 이제 다시 뵐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요.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소아과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줄어든다는 TV 뉴스를 보면서 원장님 생각이 더욱 많이 났어요. 원장님, 살아 계실 때 저를 사랑으로 진료해 주셔서, 아프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도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미처 못 드렸어요. 늦었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곳에서는 더는 아프지 마세요. 만일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제가 원장님 병을 꼭 치료해 드릴게요.
선생님의 어린 환자, 강해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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