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성적↑, 관중↑’ 2016년 라팍 개장 후 암흑기 찾아왔던 삼성, 9년 만에 ‘라팍 효과’ 제대로 누리는 중
삼성은 2015년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자신들이 이뤄낸 대위업에 훈장 하나를 더 추가하려 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1선발, 핵심 셋업맨, 마무리투수까지 투수진의 핵심 3명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산에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내주면서 결국 통합우승 5연패는 ‘일장추몽’(一場秋夢, 한바탕의 가을 꿈)이 되어버렸다. 이는 곧 삼성 왕조 몰락의 시작을 의미했다.
프로야구 출범 후 2015년까지 삼성은 대구 시민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썼다. 해방 직후인 1948년에 개장한 시민야구장은 너무 노후되어 열악하기로 첫 손에 꼽히는 야구장이었다. 2016년부터는 새롭게 지은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을 홈구장으로 쓰게 됐지만, 이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삼성은 지난 3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2만4000석이 매진되며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2016년 라팍이 개장한 이후 8년 만이자 무려 607경기 만에 이뤄낸 평일 경기 만원 관중이었다. 올 시즌에도 하위권을 전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투타의 짜임새가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고 그 결과 시즌 내내 상위권에 위치하자 집나갔던 팬들이 돌아온 것이다. 그 덕에 지난달 14일엔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홈구장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좌석이 1만~1만3000석 안팎에 불과했던 시민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던 시절엔 꿈도 꾸지 못할 100만 관중이었다.
올 시즌엔 다르다. 3일까지 때려낸 158홈런 중 108개가 라팍에서 나왔다. 라팍에서 세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것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2016년 개장 후 9년 만에 드디어 라팍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3일 기준 삼성은 70승2무56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KIA(76승2무49패)와 승차가 6.5경기까지 벌어져있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3위 LG(65승2무58패)와의 승차도 3.5경기로 벌어져있어 2위 수성은 유력한 상황이다. 플레이오프에 직행 티켓을 따낸 뒤 준플레이오프 승자와의 맞대결을 이겨낸다면 2016년 라팍 개장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가 열릴 수 있다. 과연 라팍에서 첫 한국시리즈가 열릴 수 있을까. 지금까지 분위기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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