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잘못 없다"는 감독, "우린 우승 못한다"는 주장, "울고싶었다"는 레전드...암울한 맨유의 시즌 초
[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초 분위기는 엉망이다.
'ESPN'은 2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는 이렇게 시즌 초반부터 새로운 영입생들을 효과적으로 팀에 녹아들게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난 해리 포터가 아니라고 덧붙였다"라고 보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치열하게 맞서왔던 라이벌을 상대로 완전한 졸전을 펼쳤다. 전반 35분, 42분 루이스 디아스에게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11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한 방 더 얻어맞으며 그대로 패배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맨유는 1승 2패를 기록, 승점 3점만을 기록한 채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
당연히 텐 하흐 감독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리버풀 팬들은 "텐 하흐가 운전대를 잡았네"라는 노래를 부르며 놀려댔고, 맨유 전설 폴 스콜스는 "슬롯의 리버풀이 텐 하흐 맨유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느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질론도 고개를 들었다. 안 그래도 브라이튼전 패배 후 드와이트 요크 등 맨유 출신 인사들로부터 텐 하흐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안방 대패로 기름을 끼얹은 상황.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는 "조기 경질이 왜 멍청한 짓인가? 슬롯은 3경기 만에 그가 어떤 감독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텐 하흐는 3시즌째인데도 모르겠다"라며 경질론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부터 "우리는 지난 2년간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게 현실이고 팩트"라며 "우리는 올 시즌 우승을 원하고,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질론에 대해서도 "우리는 젊은 선수들을 데려왔고, 발전시켰다.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리버풀전 0-3 대패도 텐 하흐 감독의 자신감을 앗아가진 못했다. 그는 "오늘은 긍정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이번 패배는 우리와 팬들에게 상처"라면서도 "시즌 3번째 경기다. 여러 번 설명해야 했다. 우리는 새 팀을 만들어야 한다. 괜찮을 것이지만, 분명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또 다른 트로피를 들어올릴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장담했다.
다소 황당한 발언까지 나왔다. 텐 하흐 감독은 새로운 팀을 꾸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기는 '마법사' 해리 포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3년 차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텐 하흐 감독은 이날 결장한 신입생 마누엘 우가르테 이야기가 나오자 "또 다른 얘기다. 우리는 그를 팀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라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난 해리 포터가 아니다. 당신이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자기방어적인 답을 내놨다.
또한 그는 "우가르테는 1분도 뛰지 않았다. 그는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 팀에 기여할 것이다. 몇 주, 아마도 한 달이 걸릴 것이다. 다른 많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텐 하흐의 황당한 인터뷰 뒤엔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한탄이 이어졌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3일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노는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다. 맞다. 우린 이번 시즌 리그 우승 준비가 안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리그 우승을 목표로 뛰겠지만,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봤을 땐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한 상위 4위를 목표로 해야 한다"라며 다소 힘이 쭉 빠지는 멘트를 남겼다.
또한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에 따르면 맨유의 전설적인 수문장 피터 슈마이켈은 "난 이 경기를 알렉스 퍼거슨 경과 함께 앉아 지켜봤다. 정말 슬펐다"라며 경기를 지켜본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퍼거슨 감독이 이 팀을 위해 했던 모든 일을 우린 즐겼다. 모두가 그랬다. 우리가 즐긴 것들은 위대한 시대였으며 그 당시 모든 것이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끝으로 슈마이켈은 "퍼거슨 감독과 함께 앉아 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도 슬픈 일이었다. 난 진심으로 맨유가 잘하길 원한다. 경기를 보다 눈물을 흘릴 뻔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