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내 목소리가 강점"…'데뷔 16년 차' 온유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그룹 샤이니 온유(이진기·34)의 이름은 따뜻할 온(溫)에 흐를 유(流)를 써, 말 그대로 부드럽고 온화함을 의미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처럼 따뜻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를 차곡차곡 담아 또 하나의 작업물을 탄생시켰다.
온유는 지난 2023년 3월 발매된 정규 1집 '서클'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미니 3집 '플로우'로 돌아왔다. 해당 앨범에는 타이틀곡 '매력'을 포함해 '올라!', '마에스트로',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 '월화수목금토일', '포커스' 등 여섯 개의 트랙이 수록됐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 너무 행복했다"며 "큰 회사에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고, A&R 업무를 중점적으로 한다. 근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작가님들을 섭외하고 같이 협업하면서 조율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앨범 준비 과정을 돌이켰다.
'플로우'는 한층 더 성장한 아티스트 온유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이전 앨범들이 온유의 보이스와 감성에 집중된 곡들로 구성되었다면, '플로우'는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에 포커스를 맞춰 작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이 세 번째 솔로 활동이고, 제가 하고 싶은 걸 많이 녹여냈다"며 "보통 아이돌 콘서트에서 솔로 무대를 하면 멋진 걸 하고 싶지 않나.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샤이니 콘서트 때는 조금 독특하게 오페라 무대를 꾸몄다. 저에겐 목소리가 장점이다 보니 미니 3집도 그런 방향으로 접근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했다. 또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대중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많은 분들에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처음으로 혼자서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는데,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미니 3집을 작업하면서 느낀 소회도 전했다. 온유는 "어렸을 때부터 막무가내로 꿈꿔왔던 것이 유재하 가요제 같은 경연대회에 나가서 싱어송라이터로 활약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운 좋게 샤이니로 데뷔하게 됐다. 큰 회사 소속 아티스트라고 해서 플레이어로만 일을 했던 건 아니었고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도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을 조금씩 배워서 책임감을 갖고 잘해보고 싶었다. 무조건 하는 것마다 다 성공할 순 없겠지만, 실패를 디딤돌로 삼아서 더 좋은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플로우'는 온유가 데뷔 때부터 몸 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서기한 후 첫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진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누군지가 궁금했다. 당장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도전 의식이 생기더라. 조그만한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이뤄내고 싶었다"며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기보단 여러 가지 도전을 하는 것이 지금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앞서 온유는 지난 4월 신생 기획사 그리핀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에 그는 "1인 기획사가 아니고, 아티스트로서 계약을 한 것"이라며 "저에게 행복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쉬는 동안 미국에 한 달 정도 있으면서 콜드플레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너무 설레고 떨리더라. 어렸을 때 느꼈던 좋은 감정을 이번에도 느끼게 됐다. 반대로 저도 그런 감정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신보를 준비하면서 느낀 부담감에 대해 "부담이 없을 순 없다(웃음). 주제도 '플로우'이지 않나. 요즘에 어떤 걸 해야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봤다. 제 인생의 흐름에 맞춰서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고, 나쁜 게 있다면 고쳐나가고 싶다. 지금의 내가 나여야만 나중에 멤버들과 함께 했을 때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오더라. 멤버들이 없이 혼자 활동해야 해서 빈자리를 많이 느끼지만, 조금 비는 공간도 혼자서 잘 채워보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또 신곡을 들은 멤버들의 반응을 묻자, 온유는 "타이틀곡 챌린지를 찍으면서 미리 들은 친구들도 있는데, 다들 제가 신나 보인다고 이야기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해 샤이니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온유는 컨디션 난조로 정규 8집 '하드' 활동에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치료와 휴식에 집중한 그는 팬들의 응원 속에 지난 4월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온유는 "처음엔 부담이 컸다. 정말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셔서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어쩌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자연스레 흐름에 맡기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다 보니 금방 안정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팬분들에게 맹목적으로 '행복하세요!'라고 외쳤는데, 정작 스스로는 많은 걸 감내하고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도 행복이 당연한 건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거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휴식 기간 동안에는 혼자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이야기했다. 온유는 "오스트리아 빈에 가서 한 달 살기도 해보고 한국에 다시 들어와서 건강 좀 챙기다가 다시 일본에 가서 후지산 등반을 해봤다. 일본에서 한 달 살다가, 미국에서도 한 달 정도 있으면서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렇게 혼자 다닌 적이 처음인데, 제가 못하는 게 너무 많더라(웃음). 게스트 하우스 비용을 내는 것도 그렇고,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다 찾아보면서 재밌는 경험을 했다. 그러고 나니까, 혼자 어디 떨어져도 못할 건 없겠구나 싶더라. 그 안에서 스스로 찾으면 다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멤버들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온유는 "멤버들은 물론이고 저를 위해 힘써주신 스태프들과 팬분들을 막연하게 기다리게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제가 어떠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다들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럴수록 건강하게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당시 멤버들이 먼저 '형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어때?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언제든 돌아와도 괜찮아'라고 편하게 말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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