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나라 서울 "고증 끝판왕, 협동 보스전도 엄지 척"
펄어비스 '검은사막'에 '아침의 나라: 서울'이 업데이트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리뷰를 올리기에는 많이 늦은 시점이다. 왜 이렇게 리뷰가 늦었는가 변명하자면 스케줄을 맞추지 못했다.
휴가를 다녀와서 게임스컴 출장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출장 이후에도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24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리뷰가 늦어진 덕분에 아침의 나라: 서울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섬세하게 구현된 경복궁과 아름다운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지난 8월 28일 업데이트된 검은사당 황해도편의 보스 4종도 진득하게 트라이했다.
아침의 나라: 서울은 지난해 3월에 출시한 조선 배경의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 후속편이자 완결편이다.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과거 육조거리, 경복궁, 북한산 등 수도 서울의 옛 모습 한양의 고즈넉한 풍경을 게임에 담았다.
기자는 그동안 육성했던 발키리를 잠시 내려놓고 아침의 나라 출신 캐릭터인 매구로 플레이하기 위해 동해도편을 처음부터 다시 클리어했다. 이후 매구로 경복궁과 일대를 구석구석 뛰어다니면서 조선의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이 얼마나 잘 표현됐는지 직접 확인했다.
■ 경복궁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스토리와 설화일지
아침의 나라: 서울은 동해도편 메인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 한 유저라면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다. 동해도편 가장 마지막 퀘스트인 '이무기전'을 클리어하면 자동으로 퀘스트가 팝업된다.
이야기는 이몽룡이 발레노스를 직접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동해도편에서 이몽룡은 플레이어와 함께 모든 일의 원흉인 이덕수와 장익순을 몰아낸 공적을 인정받아 도승지 자리에 올랐다.
도승지 자리에 오른 이몽룡과 경복궁을 방문한 플레이어가 아침의 나라 임금인 고준이 갑작스레 승하하면서 벌어지는 모종의 사건들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아침의 나라: 서울의 주된 스토리다.
아침의 나라: 서울 역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설화 일지가 준비됐다. 장화홍련전, 우투리전, 성춘향전, 불가살전, 삼신전 등 국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도 있고, 관심이 없다면 잘 모르는 이야기도 있다.
기자는 우투리전을 가장 재밌게 플레이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NPC가 등장해 깜짝 놀랐다. 우투리전을 진행하다 보면 무신제에 참가해 대결을 펼치는데, 이 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얼굴 전용준 캐스터가 등장한다. 대결을 앞두고 전 캐스터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작~하겠습니다" 멘트가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 궁궐의 분위기와 웅장함이 돋보이는 경복궁
기자는 아침의 나라: 서울 출시 전 실제 경복궁을 다녀왔다. 동해도편을 워낙 재밌게 플레이했기 때문에 황해도편을 즐기기에 앞서 실제 경복궁을 다녀오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방문했다.
경복궁을 방문하고 나서 기대감과 함께 "궁궐이 주는 고유한 분위기와 웅장함을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게임에 접속하고 나서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전체적인 외관뿐만 아니라 정말 사소한 요소까지 세심하게 표현됐다. 이 정도면 좋은 의미로 개발진이 변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서울은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면 자동으로 이동된다. 남포 무들 마을을 벗어나 남포 관문에 도착하면 NPC와 간단한 대화 후 육조거리로 입구로 이동시켜 준다. 육조거리를 지나면 광화문이 등장하고, 광화문을 지나면 근정전이 플레이어를 반긴다.
동해도편의 벽계서원, 십리대숲 등은 사성암, 죽녹원 등 실제 장소들을 모티브로 게임에 맞게 재해석한 장소들이다. 반면, 경복궁은 실제 궁궐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현재는 광화문 광장인 육조 거리부터 광화문, 근정전까지 빠짐없이 검은사막에 표현됐다.
이외에도 왕실의 사당인 선원전, 왕세자가 업무를 보는 비현각, 왕비의 처소인 교태전, 천문 시계 옥루가 설치됐던 흠경각, 국가 행사 장소로 쓰인 경회루 등이 정말 디테일하게 구현됐다.
외관만 잘 꾸민 게 아니다. 궁궐 내부에는 상궁, 나인, 금군, 의원, 당상관, 당하관, 생각시 등 여러 궁인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자선당에서는 세자와 세자빈의 모습도 보였다. 섬세하게 표현된 가구와 서적과 같은 다양한 소품들이 건축물 내부를 채웠다.
아직 아침의 나라: 서울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라면 경복궁 외에 다른 지역부터 천천히 둘러본 후 경복궁 감상을 추천한다. 경복궁의 디테일이 워낙 뛰어나고 아름답다 보니 아이러니하게 다른 지역 풍경은 감흥이 덜했다. 물론 다른 지역이 아름답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참고로 실제 경복궁 근정전은 석조물 손상으로 10월 31일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검은사막에서는 구현된 모든 건물들의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고, 근정전 어좌에도 앉아 볼 수 있다.
■ 다 같이 즐기는 협동 콘텐츠 '검은사당 황해도편'
검은사당 황해도편은 동해도편의 검은사당과 마찬가지로 설화 일지에 등장하는 보스를 공략하는 콘텐츠다. 기존 검은사당과 달리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고 공략하는 협동 콘텐츠다.
등장하는 보스는 지귀, 불가살, 우투리, 청의동자까지 총 4종이다. 일반 모드와 도전 모드로 구분되며, 각 보스마다 파티원들과 협동해 파훼하는 고유 패턴이 존재한다. 일반 모드는 쉬운 편이며, 도전 모드는 대략 1시간 가량 걸린다.
그 중에서 청의동자는 예외다. 청의동자는 4개의 퍼즐 패턴을 랜덤 한 순서로 시전하는데, 공략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라면 파훼가 어렵다. 특히 미로 패턴은 소위 '억까'가 많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자도 청의동자만 4시간 가까이 트라이했다.
기존 협동 콘텐츠보다 훨씬 재밌게 플레이했다. 각 보스 테마에 맞는 패턴들을 파티원과 함께 패턴을 파훼하고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확실히 기존 협동 콘텐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개발진이 노력이 보였다.
특히 칭찬하고 싶은 것은 콘텐츠를 강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숙련 기준으로 투자 시간 대비 보상이 좋은 편이지만, 콘텐츠를 플레이하지 않아도 아무런 손해가 없다. 또한 토벌 보상 중 하나인 신규 무기 '군왕'의 재련석은 월드 우두머리에서도 나온다.
검은사막은 솔로 플레이가 주류인 게임이다. 지속되는 솔로 플레이에 지친 유저들이 파티 콘텐츠를 건의해 야만의 균열, 피의 제단, 아토락시온 같은 콘텐츠들이 등장했으나 여전히 비중은 솔로 플레이가 높다.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여러 유저층을 만족시키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한 요소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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