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빠진 MZ들'..그들을 매료시킨 전통주의 비결
박지현 2024. 9. 4. 07:05
[파이낸셜뉴스] 최근 전통주가 다양한 형태로 재해석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4일'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개최된 행사 참관객의 50.5%가 20~30대로 주류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관심 분야에 있어서도 와인이 26.7%로 1위를 차지했고, 전통주가 19.3%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 와인 30%, 전통주 15.8%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올해 행사에서는 전체 약 450개에 달하는 부스 중 절반 이상이 전통주 관련 부스였다.
막걸리, 전통주 업계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인식해, 막걸리를 완제품 형태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주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막걸리'라는 주종에 대한 젊은 층의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장수는 올해 초 세계 3대 홍차인 '우바(Uva)'를 담아 발효시킨 '얼그레이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최근 몇년 동안 이어져 온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얼그레이주 하이볼을 컨셉으로 한 막걸리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얼그레이주'는 기획단계부터 2030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이라며 "50대 이상의 고객들은 전통적인 막걸리 '장수 생막걸리'와 같이 쌀로 만든 생막걸리를 선호하며 젊은 고객들은 '얼그레이주'를 비롯해 '달빛유자', '허니버터아몬드주' 같이 다양한 맛의 플레이버 막걸리를 즐기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장수 측은 "특히 막걸리 엑스포, 망원동 홍보관 시음행사 등 현장 반응 확인 결과 '달빛유자'와 '허니버터아몬드주'가 2030세대 고객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달 8월 기준 '달빛유자'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허니버터아몬드주'는 약 160% 신장했다"고 부연했다.
지평주조는 최근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인쌩맥주'와 협업하여 막걸리를 활용한 '살얼음 딸기 막걸리', '살얼음 크림 막걸리' 등 막걸리 칵테일 메뉴를 선보였다. 이는 막걸리의 특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층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는 '제 1회 코리아 메모리얼 페스타'에 후원 및 참여한 지평주조는 막걸리를 이용한 슬러시를 판매해 참여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순당도 '서울파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국순당 생막걸리' 브랜드 부스를 운영, 막걸리 슬러시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여름 축제와 어울리는 시원한 슬러시와 천연탄산의 청량감이 더해져 페스티벌 참여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편 주류 업계뿐만 아니라 식음료 업계도 막걸리 열풍에 동참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막걸리향 크림 콜드브루'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전통 주류인 막걸리를 커피에 접목한 이 제품은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비롯 4개 매장에서만 판매 중으로 해당 제품을 맛보기 위해 고객들이 해당 매장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막걸리향 크림 콜드 브루 등 지난 5월 30일에 출시된 특화 매장 음료는 지난 2일까지 98일동안 총 2만5000잔이 팔렸다"며 "스페셜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한계점에도 일 평균 약 250잔씩 판매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SPC의 '쉐이크쉑(Shake Shack)'도 최근 해창막걸리와 협업해 만든 '막걸리 쉐이크 with 해창막걸리', '고구마 막걸리 쉐이크 with 해창막걸리' 등을 판매했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새로운 경험과 독특한 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통주인 막걸리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며 "향후 '기타 주류'와 '탁주' 관련 세법이 개정될 예정임에 따라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막걸리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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