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도 건기식도"…풀무원, 실적 부진에 '전전긍긍'
녹즙 사업 지지부진에 '건기식'으로 선회
건기식 시장 경쟁 심화…차별화 관건
풀무원이 건강기능식품 사업 성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녹즙 등 건강음료를 운영하는 풀무원녹즙은 건강을 위한 대체제가 많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에 도전했지만 매출을 크게 키우지 못한 채 수익성이 악화했다. 풀무원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풀무원건강생활을 분리했지만 역시 실적은 좋지 않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구축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건기식 키우려고 떼냈는데
풀무원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자회사인 풀무원건강생활의 최근 3년간 매출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의 매출은 2019년 467억원에서 2021년 519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2022년 476억원, 2023년 45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적자전환한 후 지난해에도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커진 상태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지난 2019년 3월 풀무원녹즙에서 물적분할한 회사다. 풀무원녹즙은 지난해 매출 76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만 해도 풀무원녹즙의 매출은 1000억원대였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는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풀무원건강생활을 분리한 이듬해 풀무원녹즙의 매출은 700억원대로 떨어졌다. 수익성도 악화해 지난해 풀무원녹즙은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풀무원녹즙은 2022년 1월 모회사인 풀무원식품에 디자인밀 사업을 2억2200만원에 넘겼다. 2020~2021년 당시 연간 약 88억원가량의 매출을 내는 사업이었지만 2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더 이상 계속 사업을 가져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이 풀무원녹즙에서 풀무원건강생활을 분리한 것은 성장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기존 풀무원녹즙이 건강 신선음료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면, 풀무원건강생활은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스킨케어·생활용품 제조, 가전제품 판매·렌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아울러 풀무원건강생활은 방문판매를 넘어 시중판매에도 나섰다.
아울러 풀무원건강생활은 한때 무선 진공청소기, 공기청정기에 이어 안마의자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고 현재는 에어프라이어, 인덕션 등 요리가전으로 렌탈품목을 좁혔다. 설상가상으로 풀무원건강생활은 거래처에 판매가격을 강제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건기식 잘 된댔는데
한때 풀무원의 성장 동력 중 하나였던 녹즙 사업이 시들하자, 풀무원은 방향을 틀었다. 풀무원은 건강기능식품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풀무원건강생활은 시장 내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확립하고 지속가능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런 전략에 따라 풀무원건강생활은 풀무원의 강점인 식물영양소 자산을 건강기능식품에 접목, 식물성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브랜드 '풀무원건강식물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기에 방문판매 채널 전문 브랜드인 '풀무원로하스'는 자체개발 기능 성분을 확대 적용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풀무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풀무원녹즙 사업과 풀무원건강생활의 사업이 중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녹즙이 건강식을 대표하는 음료였지만 최근에는 대체제가 많아지면서 예전만큼의 수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풀무원의 녹즙 사업은 고전 중이다.
이에 따라 풀무원녹즙은 이를 타개할 아이템으로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식'을 꺼내들었다. 실제로 풀무원녹즙은 2021년 12월 말 식약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신규사업)를 통해 융복합 건기식을 선보였다. 융복합 건기식은 제품 병 부분에는 과채주스, 혼합음료(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가 들어 있고 뚜껑에는 정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1회분이 담겨 있다. 물 없이도 건기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문제는 건기식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CJ그룹, 동원그룹, 대상그룹 등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이미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모두 식품 사업 이외에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건기식을 꼽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풀무원으로서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풀무원녹즙의 경우 매출의 상당 부분을 모회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풀무원녹즙의 전체 매출에서 모회사와의 내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풀무원녹즙의 풀무원식품과의 거래액은 전체 매출의 23.5%를 차지했다. 그랬던 것이 지난해엔 약 29%로 늘어났다. 이는 외부와의 경쟁이 보다 내부 거래를 통해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풀무원녹즙은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로 김미경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DM을 선임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김 대표는 생착즙주스(아임리얼)는 물론 '얄피만두' 등을 히트 시킨 주인공이다. 그런 만큼 김 대표가 풀무원녹즙의 채널 다변화는 물론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풀무원녹즙의 과제인 체질개선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녹즙은 올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다양한 연령층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기능성이 강화된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제품군을 늘리고, '마시는 콩즙'과 같이 아침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 제품군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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