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인간지능 vs 인공지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 작별인사에는 크게 세 부류의 의식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인간의 의식은 단순한 정보 처리 이상의 복잡한 경험과 지능 그리고 주관적 인식을 기반으로 하기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진정한 지능이나 의식을 형성하고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식과 지능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 작별인사에는 크게 세 부류의 의식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인간, 인공으로 만들어진 인간, 그리고 기계인간. 소설은 비슷한 부류의 소설들과는 사뭇 다르게 인류의 종말을 존재간의 다툼에 의한 파괴적인 결말로 표현하기보다 오히려 차분하고 자연스런 자멸 혹은 공멸에 가깝게 슬프지만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에서는 인간은 자신의 육체가 명을 다하더라도 인공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몸 혹은 기계 몸을 차지함으로써 원하는 만큼 영혼을 영속시킬 수 있다. 설령 몸이 없다 하여도, 영혼은 특별한 저장소에서 존재하며 지적인 활동을 유지한다. 인간의 육체와 영혼은 분리될 수 있으며 육체는 소멸할지언정 영혼은 계속 존재할 수도 있다는 어찌 보면 전통적인 종교사상에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이 절묘히 섞여 있다.
현대 관점에서 의식과 지능은 영혼의 표현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는 듯하다. 의식과 지능은 학자들에 따라 관점이 상이하기는 하지만, 의식은 지능이 발현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거나 혹은 상보적인 관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지능은 언어를 통하여 구조화된 생각의 체계이며, 많은 학자들은 지능과 언어의 밀접한 연관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지능과 언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 왔으며, 언어가 지능의 발달과 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언어에 관한 연구들을 통하여 과학자·철학자·언어학자들은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복잡한 사고와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마찬가지로 의식 또한 언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의식은 자신의 존재와 외부세계를 인지하고, 이의 관계를 설정하며, 이를 통하여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능력이다. 지능과 유사하게 언어는 인간의 사고를 구조화하고 이를 통하여 의식이 발달한다고 보고 있다. 언어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데에서 인간의 의식적인 경험을 조직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초기 인공지능은 특정한 규칙을 프로그래밍해서 문제를 해결했지만, 현대 인공지능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한다. 특히 대형언어모델은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이 단순히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를 넘어, 언어를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생겨나고 있다.
대형언어모델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결국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계산된 결과물일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의식은 단순한 정보 처리 이상의 복잡한 경험과 지능 그리고 주관적 인식을 기반으로 하기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진정한 지능이나 의식을 형성하고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인간의 지능 및 의식의 발현이 언어와 밀접하게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외에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과 마찬가지로 언어라는 도구를 통하여 생각을 구조화 시키는 인공지능이 정말로 지능과 의식을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인간의 지능과 의식은 우리의 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만약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존재하리라 예상하지 못하는 다른 형식의 언어나 사고를 구조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이는 다른 존재들에게도 의식과 지능을 형성하도록 하지 않을까? 인간은 단지 알 수 없을 뿐이지만, 동식물도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도 의식과 지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나의 친구가 "슬프다"라고 표현할 때와 인공지능 서비스가 "슬프다"라고 표현할 때, 우리는 슬픔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슬픔의 정의에 대해 의심하는가, 표현의 건조함을 탓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정성이라는 정의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인공지능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는 인간지능에게 중요한 성찰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식과 지능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성우제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금 보호 한도 '5000만→1억' 상향… 여야 6개 민생법안 처리 합의 - 대전일보
- '세계 최대 규모'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3.6㎞ 전 구간 개방 - 대전일보
- 안철수 "尹 임기 넘기면 더 심한 특검… DJ·YS 아들도 다 감옥" - 대전일보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안한다 - 대전일보
- 약발 안 드는 부동산 대책…지방은 '무용론' 아우성 - 대전일보
- "요즘 음식점·카페, 이용하기 난감하네" 일상 곳곳 고령자 배려 부족 - 대전일보
-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상 첫 9만 달러 돌파 - 대전일보
- 나경원 "탄핵 경험한 사람으로 말하건대 난파 위기 배 흔들면 안돼" - 대전일보
- "방축천서 악취 난다"…세종시, 부유물질 제거 등 총력 - 대전일보
- '이응패스' 편리해진다…내달 1일부터 휴대전화로 이용 가능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