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초기증상없어 위험한 '망막질환'...풍부한 임상경험 통해 최적 치료법 제시

이순용 2024. 9. 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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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당뇨병의 무서운 합병증 당뇨망막병증
문상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망막클리닉 교수, 기저질환 관리, 정기적인 안과 검진, 영양관리, 선글라스 착용으로 예방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망막은 뇌와 같은 신경조직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뇌출혈, 뇌경색, 치매가 발생하듯이 눈 안의 신경인 망막에도 출혈이 발생하고, 혈관이 막히기도 하고, 신경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바로 노년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당뇨망막병증), 그리고 망막박리다. 이러한 망막질환은 방치하면 실망까지 유발할 수 있지만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망막클리닉(문상웅 교수)은 망막에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 그리고 최상의 진료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 방치땐 최악의 경우 실명할 수도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신경조직으로 빛을 감지하고 시각정보를 뇌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시력저하다.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으로 보았을 때 안 보이는 부위가 있다던가, 구부러져 보인다든가, 밤눈이 어두워지게 된다. 사실 이런 망막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미리 발견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위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그리고 망막박리가 있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마치 치매처럼 망막의 중심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가장 예민해야 할 신경의 중심부에서 더 이상 빛을 보는 일을 못하게 되어,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김에 따라 초기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다른 망막질환처럼 황반변성도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경구 비타민제제 복용, 광역학요법(PDT), 항체주사 등의 치료를 통해 시력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는 있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원래대로 회복시키기 어렵다.

당뇨병은 망막에 이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 원인이다.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데, 당뇨병은 망막에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또한 심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는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한 후 증상이 발생한다. 당뇨황반부종이 생기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이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망막의 혈관이 터져 유리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거나 얼룩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과 유리체뿐만 아니라 안구의 앞쪽에도 신생혈관이 자라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구 통증, 두통, 구역,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한데,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로 치료를 하여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한 경우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려내는 노력을 한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과 기계나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마련되었고,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 망막 박리기간 길수록 수술 성공률 낮아져

망막박리는 말 그대로 망막이 안구 벽에서 떨어지는 질환이다. 망막이 떨어지면 신경세포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는데, 처음에는 비문증이나 커튼이 내려온 것처럼 잘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 사물이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나중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된다. 망막박리는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떨어진 망막을 안구 벽에 다시 붙이는 수술로 진행된다. 박리된 기간이 길수록 회복이 수술 성공률이 떨어지므로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망막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망막건강을 잘 지키려면 우선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질환조절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당뇨병의 관리가 잘 된다 해도 진단 후 10~15년이 지나면 눈에 합병증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를 찾아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망막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싱싱한 야채와 등 푸른 생선 등 영양관리를 잘 하는 것이 좋다. 당근이나 브로콜리, 계란노른자 등도 망막에 좋은 음식물로 알려져 있다. 햇볕이 강한 날에 외출을 할 때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자외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망막에 큰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상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망막클리닉 교수가 망막손상 환자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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