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싱크탱크' 유의동 원장 "진보 의제도 답할 수 있어야"
"정당은 모든 질문 답할 수 있어야…환경·노동 의제, 족쇄 아니라 기회"
(서울=뉴스1) 신윤하 조현기 기자 =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바꿔 맨다)이란 말이 있습니다. 거문고 음을 맞출 땐 줄을 다 풀어서 새롭게 묶으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도 강점이 뭔지, 약점이 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에게 지방선거·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에 필요한 변화를 물으니 이같은 답이 돌아왔다.
유 원장은 수도권 험지인 경기 평택에서 3선 의원을 지냈고, 총선 국면에서도 정책위의장으로서 당의 정책을 총괄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선 상대적으로 더 험지인 평택병 출마를 자처했다 낙선했다. 당 안팎에선 중도층 민심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인사란 평가를 받는다.
유 원장은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 가장 대두될 때 원장직을 맡게 됐다. 여의도연구원은 199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정당 정책연구소로, 국내 최고 수준의 여론조사 정확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보수 정당이 3번 연속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연구원보다 기능이 떨어진단 비판을 받았다.
유 원장은 여연의 문제점에 대해선 "정책을 만드는 데 선(先)공정이 있고, 후(後)공정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선 공정'을 맡는 게 여연"이라며 "여연이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발굴해서 당에 알리면, 당이 입법적 기능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선 공정' 역할이 지금까지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유 원장은 여연의 여론조사 정확도가 떨어진단 비판에 대해선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못 얻는데 여연이 일정 부분 역할은 했겠지만, 여연이 총선 패배 원인의 전부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왜 국민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보완점들은 찾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보수·진보 의제를 불문한 정책 개발 지원 플랫폼으로 여연을 발전시키겠단 포부를 밝혔다. 그는 "첫째, 여연은 플랫폼 형태로 두고,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전문가들을 그때그때 찾아서 협업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려 한다"며 "둘째, 어떤 이슈든 초당파적으로(Non Partisan) 접근하고 싶다. 여연 정관에 적힌 여연의 설립 목적엔 '국가 발전 기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당은 국민들이 묻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노동, 기후, 인권, 환경 등 진보 의제로 여겨졌던 의제에도 우리만의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제가 우리 발목을 잡는 족쇄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격차 해소' 등 진보 진영 의제로 여겨져 온 의제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격차 해소에 방점을 찍으며 '격차'를 보수 의제로 끌어왔다. 당시 유 원장은 한동훈 비대위의 정책위의장을 맡아 정책 청사진을 짰다. 유 원장은 여연에서도 격차 해소를 위한 뒷받침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유 원장은 "보수란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지를 고민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수는 정책적으로 공동체에 위협이 되는 요소, 예를 들면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을 선제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격차가 다른 격차를 낳고, 또다른 격차를 연쇄적으로 일으키면서 상호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물론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에서도 주도적으로 격차 해소를 들여다보겠지만, 여연에서도 학문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하고 우리 당의 전통적 이념에 이 문제를 접목할 건지 답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아울러 유 원장은 당 지지율이 올랐다가 전당대회 직후부터 하락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지지율이 아예 움직이지 않은 상태면 어떤 기대도 할 수 없지만, 어찌 됐든 지금 위든 아래든 움직이고 있지 않냐"며 "우상향이란 전체적 방향이 위로 올라간다 해도, 현미경을 놓고 그래프를 확대해서 보면 구간 구간마다 오르내림의 등락이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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