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 30%→20%…"만성질환관리사업에 천식 등도 포함돼야"
호흡기내과 의사들 "호흡기질환도 포함해 사회 부담 줄이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30일부터 동네 의원에서 '고혈압·당뇨병 통합관리 서비스'를 신청해 관리받는 환자의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이 기존 30%에서 20%로 줄어든다. 이에 호흡기내과 의사들은 해당 사업에 적용할 질환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4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그동안 시범 사업으로 진행돼 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이 오는 30일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된다. 고혈압·당뇨병 환자면 전국 어디서든 동네 의원에서 통합관리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사업 참여자는 의사에게 맞춤 치료계획이나 생활 습관 개선 등의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률은 20%로 책정됐다.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 동네 의원에서 관리돼 중증화 예방과 사회적 부담 완화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고혈압·당뇨병 중심의 사업에 '만성 호흡기질환'도 포함해야 한다는 게 호흡기내과 의사들 설명이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 호흡기질환은 흡입 약제를 사용하면 개선 효과가 좋지만 중단하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어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천식 환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어린이, 고령층은 물론 20대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COPD는 40세 이상 성인의 12.7%가 앓고 있으며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아 주목해야 할 질환으로 꼽힌다.
천식의 경우 조기 사망이나 결석(결근), 조퇴 등으로 인한 사회적 생산성 손실 비용이 1조864억원으로 추정됐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추산한 COPD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1조4090억원에 이른다.
특히 중증 천식은 경증-중등증 천식에 비해 약물 사용이 많고 외래진료나 응급실 방문 또는 천식 악화로 인한 입원이 빈번하다. 전체 천식에 사용되는 의료비의 50~6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천식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은 진단 초기부터 적절한 흡입 약제를 사용하면 개선 효과가 좋다. 흡입 약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때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음에도 관련 교육·상담 수가가 부재해 동네 의원은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동네 의원에서는 흡입기 사용 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육이 간편한 경구제 처방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학회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만성 호흡기질환 교육 수가 신설 필요성을 주장해 왔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도입 논의는 더뎠다.
박용범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큰 병원에서는 검사가 잘 이뤄지지만, 개원가에서 감기나 오래가는 기침 정도로 생각하는 등 잘 관리되지 않았다"며 "관리만 잘 되면 사망률도 줄이고 전체 의료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범 교수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2020년부터 관련 연구를 해왔고 고혈압·당뇨 본 사업 때여야 시범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고혈압·당뇨는 국가검진으로 진단되듯, 만성 호흡기질환 관리 모형도 만들고 검진에도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핀란드는 천식 관리프로그램을 도입해 환자 흡입기 사용법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교정하는 일에 노력해 왔다. 이로써 천식 환자 수는 약 3.5배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4분의 1로 줄었고 환자 1인당 의료비용도 35% 감소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고혈압·당뇨 통합관리를 론칭한 뒤 만성 호흡기질환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며 "의사단체와 협의도 필요하고 수가도 확정하는 등 점차 방안을 확정해 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4일 '호흡기질환의 만성질환관리제도 도입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제도를 통해 호흡기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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