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달궈지는 교량 부품…극한기후로 교량 붕괴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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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극한호우 등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극한 현상이 교량을 빠르게 손상시켜 교량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폴 치노스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교수는 "극한 기후변화와 관련해 교량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기후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교량 손상과 붕괴가 전례없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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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극한호우 등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극한 현상이 교량을 빠르게 손상시켜 교량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극심한 더위와 홍수의 영향으로 교량이 빠르게 손상되고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브롱크스와 맨해튼을 회전하며 연결하는 미국 뉴욕시의 3번가 다리가 폭염으로 인해 몇 시간 동안 멈췄다. 6월에는 당시 극한호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아이오와 주와 사우스다코타 주를 연결하는 열차 교량은 밀려오는 물살에 무너졌다. 같은 달 메인 주 루이스턴에서는 기온이 급격하게 변하며 포장 도로가 손상돼 도로에 연결돼 있던 다리가 폐쇄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교량 구성요소끼리 연결하는 '관절' 역할을 하는 이음새 부품이 부풀게 만든다. 이음새가 부풀면 교량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이 줄어든다.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부드럽게 이음새가 설계돼 있지만 부풀면서 딱딱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 교량의 기본 구조물인 강철이 뒤틀리고 갈라지며 부식이 발생하는 등 변형된다.
폴 치노스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교수는 "극한 기후변화와 관련해 교량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기후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교량 손상과 붕괴가 전례없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이어 "콘크리트와 강철처럼 다리를 지탱하는 부분들이 너무 달궈져 교량이 조립식 장난감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도 했다.
2019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실린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 때문에 2050년까지 미국의 철교 4개 중 1개가 붕괴될 수 있다. 지난해 오클라호마대 등 공동연구팀은 학술지 '건설시설 성능저널(Journal of Performance of Constructed Facilities)'에 폭염이 미국 교량의 포장을 손상시키고 폭우가 교량 주변에 있는 토양 퇴적물을 침식시킨다면서 이는 교량 붕괴의 주요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교량이 손상되면 산업에도 큰 피해를 입힌다. 교량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공급망이 무너지고 상품 비용이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이다. 미국 교통 연구소에 따르면 교량이 폐쇄될 때마다 배송시간 지연과 추가 연료비 지출로 인해 하루에 약 250만 달러의 운송 비용이 추가된다. 엔지니어들은 교량 폐쇄가 향후 10년가 미국 전역에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머레이 미국 교통 연구소의 수석 부사장은 "교량이 폐쇄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상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그 책임이 전가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도로, 교량 및 기타 주요 교통 프로젝트의 수리 및 건설에 약 1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시설과 고속도로를 극한의 날씨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수리하도록 일부 주에 약 73억 달러를 나눠주는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프로젝트 덕분에 폭우와 더위로 약 100개의 다리가 손상된 미국 버몬트 주에서는 다리를 튼튼한 기초재료로 재건했다. 또 다리 아래의 수로가 더 많은 물을 흡수해 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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