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정치인의 학폭 전력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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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학폭으로 인한 징계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천 배제기준이 아니다"며 A씨 측의 민원을 물리쳤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의 인생 궤적이 곧 경쟁력인 정치판에서 "지난간 일이니 묻지 말라"는 태도에 유권자가 얼마나 지지를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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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24세 청년 정치인의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인 이예찬 영등포구의회 의원이 2018년 고3 시절 동급생의 아버지를 모욕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같은 반 학우 A씨의 아버지의 직업이 현역 검사라는 점을 들어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후보로 선거에 나가는 것처럼 허위 공보물을 만들고 "부패검사"와 같은 비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사건을 조사한 휘문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이 의원에게 학급 교체와 △출석정지 10일 △서면사과 △사회봉사 40시간 △특별교육 15시간 이수 등 중징계를 의결했다. 6년 전 사건이지만 A씨 측은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 측은 "학폭 사실을 인정해 강제전학 바로 아래 단계 징계를 받았음에도 학생회장 출신인 이 의원은 학교 추천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구의원 공천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예찬 의원에게 연락하자 A4용지 5장짜리 소명자료를 보내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지인의 증언 구체적 기록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다"고 운을 뗀 소명자료는 "물리적·지속적·집단적 폭력 및 욕설사용이 없었음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쓰여 있었다.
당시 당사자들 사이에서 부모 직업·이름,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 조롱의 소재로 자주 삼아왔고 A씨 아버지에 대한 문제 발언도 우발적인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 의원의 징계가 허위사실에 근거했고 A씨 아버지가 검사 신분을 내세워 학교 측을 압박한 탓에 반박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쪽은 몇년이 지나도 고통을 호소하고 상대는 이를 부인하는, 대부분의 학폭 사건에서 등장하는 진실게임이 정치판에서도 연출된 셈이다.
진실은 당사자들만 말곤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쉬움을 남기는 건 공천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다. A씨 측은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 의원의 공천 사실을 알고 민주당 서울시당에 공천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학폭으로 인한 징계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천 배제기준이 아니다"며 A씨 측의 민원을 물리쳤다고 한다. 민주당에서 학교 폭력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으면 공천 탈락시키는 규정은 지방선거 이후에 만들어졌다.
당사자 사이의 객관적인 사실관계 파악 등 진실 규명 노력 없이 당시 공천 규정만 내세워 사안을 마무리한 것이다. 학폭이 국민정서상 얼마나 휘발성이 큰 이슈인지 모를리 없을텐데도 너무 쉽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당시 지방선거 이후 윤석열정부 공직자 인선과 관련, 자녀 학폭 문제에 대해 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 의원과 A씨 사건은 공직 후보가 자녀에서 본인으로 바뀌었다는 점, 검증 대상이 야권으로 바뀌었다는 점만 빼면 민주당이 공세를 편 사건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공천 이후 만든 규정을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인생 궤적이 곧 경쟁력인 정치판에서 "지난간 일이니 묻지 말라"는 태도에 유권자가 얼마나 지지를 보낼까. 늦었지만 당 차원의 성의있는 조사와 처분을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당사자의 사과도 함께라면 금상첨화일 터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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