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 건국대통령 주장은 독립운동을 폄훼… 용산이 병들었다”

김경호 2024. 9. 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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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광복회 관계자는 "김황식 전 총리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책임자"라며 "엊그제 (이종찬 회장이) '이승만 건국대통령은 안된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으로 하시라'고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인수 박사가 "이제부터 그 말(건국대통령)을 안하겠다 약속을 했다"는 것이 이종찬 회장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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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이 1919년 6월 18일 일본 천황 보낸 편지 공개하기도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또 현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활동을 포함해 정확한 역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찬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인근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승만 기념사업회가 어느 순간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로 바뀌었다”며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독립운동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건국대통령이라면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는 의미기에 독립운동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공화국으로 독립한 나라들이 많다”며 “그런 나라에 우리가 끼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동양의 고대국인 5000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이것이 바로 이승만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종찬 회장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 책임자인 김황식 전 총리에게 친필 편지를 썼다고 한다.

광복회 관계자는 “김황식 전 총리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책임자”라며 “엊그제 (이종찬 회장이) ‘이승만 건국대통령은 안된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으로 하시라’고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승만 대통령이 1919년 6월 18일 일본 천황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편지에는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제부터 이 나라는 내가 통치한다. 그러니 불법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귀국의 군대를 즉시 한국에서 철거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 아들인 이인수 박사를 찾아가 ‘아버지를 건국대통령이라고 얘기하면 1919년 대통령이었던 아버지는 가짜 대통령’이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이인수 박사가 “이제부터 그 말(건국대통령)을 안하겠다 약속을 했다”는 것이 이종찬 회장의 전언이다.

이 회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들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연합국의 승리에 의해서 광복이 됐다’ 이런 말씀은 국가원수로는 실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보좌관들이 일을 안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정브리핑에서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된 것은 아니고 연합국이 일제에 승리해 광복을 얻었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회장은 “해방은 도둑처럼 찾아왔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찾아오느냐. 그건 있을 수가 없다”며 “그런 노력은 하나도 쳐주지 않고, 임시정부가 독립운동 한 것을, 아무 것도 없이 연합국이 승리해서 겨우 광복됐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에 이런 말 하는 것을 못들어봤다”며 “지금 대통령 되고 나서 자꾸 이상한 얘기를 한다. 이건 용산이 병들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용산에 대거 혁파가 없으면 대통령이 계속해서 저런 실언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는 “본인(대통령)이 직접 깨달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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