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칼럼] 인도의 부상과 아프리카·아시아농촌개발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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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세계화 시대를 뒤로하고 탈세계화로 가고 있다.
아프리카·아시아농촌개발기구(AARDO)가 그것이다.
AARDO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농촌의 가난과 기아의 극복을 통해 농촌 주민 삶의 질을 제고할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다행히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 지원의 교두보로서 AARDO의 역할이 재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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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세계화 시대를 뒤로하고 탈세계화로 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코로나19 등 팬데믹 창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중 패권 경쟁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탈세계화 와중에 부상하는 나라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인도다. 인도 인구는 14억2000만명으로 2022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을 추월해 세계 5위로 올라섰고, 조만간 중국과 세계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인도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자유민주 진영의 핵심국으로 급부상했다.
농업에 있어서도 인도의 글로벌 영향력이 크다. 2008년 7월말 타결 직전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을 중단시킨 나라가 인도다. 당시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DDA 농업협상에 참여했던 필자는 협상 최종단계에서 장관급 담판을 기다리는 처지였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개발도상국 농민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7년간 진척시킨 협상안을 인도가 거부해버린 것이다. 이후 15년이 지났으나 협상은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그날 사실상 세계무역기구(WTO) 다자주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인도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기구도 있다. 아프리카·아시아농촌개발기구(AARDO)가 그것이다. AARDO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농촌의 가난과 기아의 극복을 통해 농촌 주민 삶의 질을 제고할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현재 AARDO 회원국은 아프리카 18개국, 아시아 14개국 등 총 32개국이다.
한국은 1963년 창설국으로 가입했고, 1973년 서울에 극동지역사무소를 유치했다. 또한 1981년 AARDO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2011년까지 집행위원회 국가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AARDO 극동지역사무소 관할 회원국은 한국·말레이시아·대만 등 3개국이고, 한국정부의 극동지역사무소에 지원한 국제기구 분담금은 3억원에 불과하다. 농림 공직자조차 AARDO 극동지역사무소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 지원의 교두보로서 AARDO의 역할이 재평가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2배로 확대한다고 했고, 올해부터 식량원조를 10만t으로 2배 늘렸다. 아프리카 국가와의 ‘케이(K)-라이스벨트(한국형 쌀 생산벨트)’ 구축을 정부의 국제농업협력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2010년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개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에 부응해 정부는 인도에 본부가 있는 AARDO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AARDO 극동지역사무소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유사한 지역적 국제기구로서 서울에 본부를 둔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AFoCO는 2012년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을 회원국으로 출범했으며 현재는 몽골 등을 추가해 14개국으로 확대됐다. 정부가 AFoCO에 지원한 국제기구 분담금은 2024년 43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금년말 개최 예정인 AARDO 총회에 고위급을 파견하고 집행위원회 국가로의 복귀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AARDO 극동지역사무소가 독립된 국제기구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지원도 늘려야 한다. 농촌개발업무의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게 AARDO 업무를 농촌정책국에서 담당하는 방법도 있다.
이준원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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