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계 곡물 공급 ‘큰손’에서 한발 물러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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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곡물시장에서 인도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 농무부(USDA)가 8월12일(현지시각) 내놓은 곡물 분석 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도는 강력한 국내 수요와 자체 정책으로 세계 곡물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를 담당하던 역할이 약화했다.
옥수수에 대한 정부의 에탄올 정책과 가금류 수요 증가, 특정 유형 쌀의 수출 제한, 밀 수출 금지는 인도의 곡물 무역 환경 변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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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쌀·밀 수출 엄격 제한
‘자국 수요 우선’ 기조 강화 탓
세계 곡물시장에서 인도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 농무부(USDA)가 8월12일(현지시각) 내놓은 곡물 분석 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도는 강력한 국내 수요와 자체 정책으로 세계 곡물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를 담당하던 역할이 약화했다.
인도의 옥수수 수출은 2020∼2021년(이하 무역연도 기준·그해 10월∼이듬해 9월)과 견줘 2023∼2024년 86% 급감했다.
쌀은 20%, 밀은 90% 줄었다. 2021∼2022년 기록적인 대외 선적량과 견주면 2023∼2024년 곡물 수출량은 반토막이 났다.
옥수수에 대한 정부의 에탄올 정책과 가금류 수요 증가, 특정 유형 쌀의 수출 제한, 밀 수출 금지는 인도의 곡물 무역 환경 변화에 기여했다. 이같은 요인들은 2024∼2025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도 곡물 무역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옥수수에서 나타났다. 2023∼2024년 인도는 이번 세기 처음으로 순수출국 지위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금류 사료 수요가 급증하고, 에탄올 생산을 위해 옥수수 공급을 정책적으로 우대하면서 인도산 옥수수는 대부분 자국 내에 머물게 됐다. 세계 옥수수 가격이 전년 대비 15% 하락함에 따라 인도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졌고 더욱 싼 가격의 옥수수 수입이 지지를 받게 됐다.
역사적으로 인도는 남아시아·동남아시아에 상당한 물량을 공급하는 옥수수 순수출국이었다.
하지만 인도는 1999∼2000년 이후 처음으로 수출량만큼 옥수수를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도는 2018년 바이오 연료 정책을 바꿔 옥수수를 원료로 포함시키고, 옥수수 기반의 에탄올에 대한 가격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에탄올의 원료인 설탕이 수년간 생산이 줄면서 옥수수 사용을 장려한 것이다.
쌀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쌀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일부 쌀 수출을 금지하고, 수출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쌀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인도가 쌀 수출 금지를 시행했을 때 쌀값이 급등했지만 경쟁국들이 수출량을 늘리면서 가격은 결국 하락했다. 인도는 쌀 재고가 많은데도 일반 백미 수출 금지령은 유지하고 있다. 인도 쌀을 수입해오던 나라들은 베트남·태국으로 공급선을 전환했다.
인도는 2022년 5월 이후 밀 수출도 막고 있다. 밀값이 높게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고, 국내 소비를 우선하기 위한 조치다. 자국 내 강력한 소비로 2023∼2024년 밀 기말 재고는 1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공급이 거의 늘지 않으면서 인도 제분업계는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밀 수입 관세(40%)를 면제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은 2022년 인도에서 사료용 밀을 70만t 이상 수입했다. 인도산은 사료용 밀 총수입량의 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인도의 변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최선철 전 주한미국대사관 농업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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