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폭스바겐...87년 만에 독일 공장 폐쇄 추진
[앵커]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자동차의 공세 속에서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유럽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 폭스바겐이 193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거지인 독일에서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6개 완성차 공장 가운데 최소한 1곳, 그리고 부품 공장 1곳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영진은 또 30년째 유지해온 고용 안정 협약도 종료하겠다며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이럴 경우, 일자리 2만 개 이상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물론 최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 사회민주당도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폭스바겐이 극약 처방에 나선 건 전기차 수요의 부진과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서 예상보다 수익성이 더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스테판 브라첼 독일 자동차 전문가 : 독일 제조업체들이 오랜 기간 큰 혜택을 누리고, 자동차 업계가 즐겼던 큰 파티가 끝났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경쟁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입니다.]
전기차 경쟁에서 밀린 유럽의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비슷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르노 등 세 업체의 공장 가운데 30개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반대로 중국 기업들은 상반기에만 279만 대를 수출하며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켰습니다.
폭스바겐에서 충격적인 발표가 나온 다음 날, 공교롭게도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이른바 '디젤 게이트' 당시 최고경영자가 9년 만에 법정에 섰습니다.
미국의 배기가스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차량 천만 대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자신은 나중에야 알았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펠릭스 도어 빈터코른 측 변호인 : 의뢰인을 대신해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고 선언합니다.]
'디젤 게이트'를 수습하느라 폭스바겐은 무려 44조 원이 넘는 벌금과 법적 비용을 물었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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