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추월에 휘청…폭스바겐, 창립이래 첫 獨공장 폐쇄 검토

윤세미 기자, 김재현 전문위원 2024. 9. 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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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

자동차 산업 무게중심이 전기차로 이동하며 경쟁 구도가 값싼 중국 전기차와의 대결로 변화한 가운데, 이번 일이 유럽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둔화와 값싼 중국 전기차 공세가 맞물리며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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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실적' 구조조정 발표, 2만명 해고 가능성 전망
전기차 대응 실패…'제2 노키아' 전락 우려 목소리
2022년 3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그룹 본사/AFPBBNews=뉴스1


독일 최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 자동차 산업 무게중심이 전기차로 이동하며 경쟁 구도가 값싼 중국 전기차와의 대결로 변화한 가운데, 이번 일이 유럽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중국 자동차 업계 실적은 확대 추세를 보인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경영진은 2일(현지시간) 노사협의회에서 독일 내 일부 공장 폐쇄와 감원이 포함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회장은 "경제 환경이 훨씬 어려워지고 있고 새로운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유럽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이제 기업으로서 우리는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폭스바겐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산하 브랜드 아우디의 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나오긴 했지만, 독일에서 메인 브랜드인 폭스바겐 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건 1937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폭스바겐은 완성차 공장 한 곳과 부품 공장 한 곳의 문을 닫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원도 진행될 예정인데 독일 언론은 총 직원 30만명 중 약 2만명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스바겐의 이번 구조조정은 수년 동안 과잉 생산과 경쟁력 저하를 무시하던 독일 자동차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씨티그룹의 하랄드 핸드릭세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현재 아주 어려운 지정학적 세계에 살고 있으며 유럽은 그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둔화와 값싼 중국 전기차 공세가 맞물리며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지난 7월, 전기차 수요가 생각보다 약하다면서 독일 내 전기차 생산 증가율이 당초 예상(20%)보다 작은 5%일 것이라고 수정 예측한 바 있다.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는 중국 시장을 장악하면서 폭스바겐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고, 해외로 진출하면서 유럽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폭스바겐이 제2의 노키아가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핀란드 통신회사 노키아는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했지만 아이폰 등장 후 스마트폰 전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몰락했다. 현재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기존 자동차 시장을 흔들려는 상황이다.

폭스바겐그룹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폭스바겐 브랜드 마진율 변화/사진=폭스바겐, 블룸버그

실제로 3일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종 상장사 287곳의 올해 상반기 매출 합계는 작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1조7900억위안(약 337조원), 순이익 합계는 15.5% 늘어난 783억위안(약 14조7200억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중 전기차업체 BYD가 3011억위안(약 56조6000억원)으로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순이익도 136억위안(약 2조5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 최고 폭의 추가관세(36.3%)를 맞은 상하이자동차는 매출 2위(2771억위안, 52조원)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을 장악해 가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해외 진출도 확대하는데, 중국 자동차의 상반기 수출(외국업체의 중국 내 생산분 포함)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30.5% 늘어난 279만3000대로 수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한편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맞은 폭스바겐·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토종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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