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생전 영상 공개-추가 살해 위협… 네타냐후, 反정부 시위속 회견 “양보 없다”

이지윤 기자 2024. 9.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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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나의 석방을 위해) 당장 필요한 일을 하라."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됐으며 지난달 31일 시신으로 발견된 이스라엘 인질 에덴 예루살미 씨(24·여)의 생전 동영상이 2일 하마스에 의해 공개됐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허시 골드버그폴린 씨(23)의 장례식에 참석해 "의사결정자들이 인질 귀환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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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가족들 “충격적인 심리 테러”
바이든 “네타냐후 충분한 노력 안해”
英은 이스라엘에 무기수출 첫 금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나의 석방을 위해) 당장 필요한 일을 하라.”

2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공개한 이스라엘 인질 에덴 예루살미 씨의 생전 영상. 그는 인질 구출에 미온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를 포함한 인질 6명은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 터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출처 소셜미디어 ‘X’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됐으며 지난달 31일 시신으로 발견된 이스라엘 인질 에덴 예루살미 씨(24·여)의 생전 동영상이 2일 하마스에 의해 공개됐다. 촬영 날짜가 불분명한 영상에서 예루살미 씨는 “폭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인질 석방에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했다.

특히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2011년 하마스가 억류했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1명을 귀환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을 풀어줬던 것을 거론하며 “나는 그만한 가치가 없느냐”고 절규했다. 또 부모님과 자매들을 향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했다.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등을 통해 예루살미 씨를 포함해 지난달 31일 시신으로 발견된 6명 인질의 생전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이 군사 압박을 이어간다면 남아 있는 인질 또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 대신 인질 구출을 시도하면 인질들은 ‘관’에 담겨 가족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예루살미 씨의 가족들은 “충격적인 심리 테러”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강압에 의해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질 동영상 제작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인질 구출에 소극적인 네타냐후 정권을 비판하며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허시 골드버그폴린 씨(23)의 장례식에 참석해 “의사결정자들이 인질 귀환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요지부동이다. 그는 2일 수도 예루살렘에서 생방송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 석방에 나만큼 헌신하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인질 사망에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한 최대 노조 ‘히스타드루트’, 벤구리온 국제공항 직원 등을 두고 “하마스에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지도를 지시봉으로 가리키고 있다. 예루살렘=AP 뉴시스
특히 그는 대형 스크린을 띄워놓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 국경의 요충지 ‘필라델피 회랑’을 가리키며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네타냐후 정권은 줄곧 “이 회랑에 반드시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고 주장해 왔다. 하마스는 반대해 휴전 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원했던 서방 주요국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귀환을 위해 총분히 노력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국 또한 서방 최초로 이스라엘에 대한 군수품 금수 조치를 내렸다. 전투기, 헬기, 무인기(드론) 부품 등이 대거 포함됐다. BBC 등은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큰 조치가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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