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지사 前 참모, 中정부 미공개 요원 활동 혐의로 기소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전직 보좌관(비서실 차장급)이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고 3일 A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인데 당사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미 연방검찰은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호컬 주지사의 보좌관이었던 린다 쑨(40)과 남편 크리스 후(41)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비자 사기, 돈세탁 등 10가지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혐의는 올해 7월 미 연방 검찰이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52·한국명 김수미)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와 같다. 린다 쑨이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 정부를 위해 일했다는 의미다.
검찰의 65페이지짜리 공소장에 따르면 쑨은 대만 정부 관리들과 호컬 주지사 등 미국 정계 인사들의 만남을 여러 차례 무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한 주(州) 의원이 호컬 주지사에게 “대만 정부 관계자를 함께 만나자”고 초청하자, “호컬 주지사가 중국과 대만의 민감한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며 (대만 측 인사를) 만나지 말아달라”고 해당 의원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공소장에서 “쑨은 허가도 없이 중국 정부 관리들이 주 정부 공식 선언문과 주지사 서명이 있는 공식 문서를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선언문이 실질적인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일부 외국 정부에서는 높이 평가하는 문서”라고 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쑨은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뉴욕의 고위급 정치인이 중국에 방문하도록 추진하거나 중국 정부 대표단과 뉴욕 정부 관계자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검찰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의제를 은밀하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린다 쑨은 남편 기업과 관련해 수백만 달러에 해당하는 거래를 지원받고, 친척의 중국 내 취업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부부는 410만 달러(약 54억9000만원)짜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올해 7월 이 집을 압수 수색한 바 있다. 공소장이 따르면 이 집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구입했고, 쑨 부부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210만 달러(약 28억원)짜리 콘도, 2024년식 페라리 등도 소유하고 있었다. 뉴욕포스트는 “황핑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로 추정되는 ‘중국 공무원1′의 개인 요리사가 난징식 오리젓갈을 만들어 쑨의 부모님 집으로 배달했고, 그 이후에도 쑨과 가족들은 소금에 절인 오리를 받았다”고 전했다.
쑨과 남편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주는 “쑨의 위법 행위를 발견해 지난해 3월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쑨은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 시절인 2012년 처음 뉴욕주 정부에 들어와 일하기 시작했다. 그전엔 뉴욕 퀸즈 주 하원의원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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