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추계] 홍대부고 손승준 “정웅이와 유찬이가 없어도…”

조원규 2024. 9. 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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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준은 가진 능력에 비해 많이 저평가됐어요."A 대학 감독의 말이다.

대학 감독은 중고농구대회를 많이 찾는다.

A 대학 감독이 손승준을 저평가라고 말한 이유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회, 또 대학에서도 계속 지켜봐 달라"는 손승준의 다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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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준은 가진 능력에 비해 많이 저평가됐어요.”

A 대학 감독의 말이다. 대학 감독은 중고농구대회를 많이 찾는다. 리쿠르팅을 위해서다. 고교 팀과 연습경기도 많이 한다. 대학 형들을 상대로 경쟁력이 있는지 가까이서 보고 싶은 이유다. A 대학 감독도 그랬다.

홍대부고에는 3명의 3학년이 있다. 손승준, 박정웅, 손유찬이다. 세 선수는 홍대부고의 제49회 협회장기 우승, 2024 연맹회장기 준우승을 이끌었다. 기량을 인정받아 박정웅과 손유찬은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고 있는 U18 아시아컵 대표팀(이하 대표팀)에 선발됐다. 손승준만 국내에 남았다.

손승준은 너무 속상했었다고 한다. “우울증에 걸릴 뻔했다. 제가 못해서 못 갔기 때문에 지금은 잘 이겨냈다”라며 웃었다. 두 친구가 “부상 없이 목표인 세계대회 티켓을 꼭 따고 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시련을 통해 성숙해졌다.

홍대부고는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54회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하 대회)’에 참가중이다. 예선 1차전에서 명지고를 103-72로 이겼다. 손승준은 3쿼터까지만 뛰면서 19득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2차전은 삼일고. 66-87로 졌다. 득점이 원활하지 않았다. 손승준이 직접 득점에 나섰다. 2쿼터까지 팀의 30득점 중 15점을 책임졌다. 그러나 두 3학년의 빈자리는 컸다. 여기에 수비와 리바운드, 코너에서 3점 슛으로 공헌도가 높았던 2학년 정현도도 없다. 주축 선수 절반이 빠진 것이다.

“힘들다. 프레스를 저 혼자 뚫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전에는 정웅이나 유찬이가 컷인을 많이 했는데, (후배들은) 그런 공 없는 움직임이 아직 부족하다”고 손승준은 고충을 토로했다. “A-패스 위주로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후배들의 메이드 능력은 박정웅, 손유찬과 다르다. 그래서 보다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 패스가 더 재미있어요

이번 대회, 손승준은 헤비 볼 핸들러가 됐다. 8월 연습경기부터 그랬다. 지금 홍대부고에는 볼 핸들링이 좋은 선수가 많지 않다. 이무진 홍대부고 코치는 대회 전 “(손)승준이가 안 뛰면 상대의 압박에 대처가 힘들다”고 했다.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다”고 했다.

손유찬과 같이 뛸 때 손승준은 슈팅가드였다. 돌파해서 패스를 하거나 직접 마무리했다. 많은 농구인들이 1번은 아니라고 했다. 저평가된 이유다. (대회 팸플릿 기준) 185센티의 신장으로는 1번을 봐야 경쟁력이 있다. 2번을 보기에는 신장이 작다는 것이 보편적인 농구인들의 시각이다.

손승준은 1번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제 키로는 슈팅가드보다 포인트가드가 적절할 것 같다. 대학에서도 포인트가드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패턴을 지시하고 위치를 잡아주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물론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익숙한 포지션이 아니다. 손유찬이 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다. 패스할 때와 슛을 던질 때를 아는 선수다. A 대학 감독이 손승준을 저평가라고 말한 이유다. “자기 공격만 보던 선수가 아니다.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 우리도 4강을 목표로 하겠다

손승준이 말하는 이번 대회 목표는 4강이다. 처음에는 “8강만 가도 좋겠다”고 했다. 잠시 후 정정했다. “대표팀이 세계대회 티켓을 따려면 4강에 들어야 한다. 우리도 4강을 목표로 하겠다. 같이 4강에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결선 첫 상대는 송도고다. 춘계연맹전 4강에 오른 강팀이다. 그런데 송도고도 전력이 완전치 않다. 주득점원 이찬영이 대표팀에 선발됐다. 캡틴 방성인과 슈터 방성원은 코로나에 걸려 대회 직전까지 훈련을 못 했다. 양정고와 예선 첫 경기에서 77-70으로 졌다. 낙생고와 대전고에 승리하며 조 2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좋았을 때의 모습은 아니다.

송도고를 이기면 제물포고와 만난다. 이번 대회 기세가 좋다.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득실마진이 +24.7점이다. 김시온, 김도민 등 작지만 영리한 가드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신장의 열세를 조직력으로 극복한다. 목표인 4강에 진출하려면 인천의 두 명문을 차례로 넘어야 한다.

“정웅이와 유찬이가 없어도 할 수 있다. 우리는 홍대부고다. 1, 2학년 선수들도 충분히 능력이 있다. 내가 잘하면 된다.”



손승준의 목표는 2대2를 잘하는 선수다. 내 득점도 잘하면서 팀원들의 득점도 만들어주는 선수다. 분위기가 안 좋을 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수원 KT의 허훈과 울산 모비스의 박무빈 같은 선수다. 2대2는 연세대 이민서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운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회, 또 대학에서도 계속 지켜봐 달라”는 손승준의 다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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